미신, 징크스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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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 징크스는 없다

목탁 소리 2016. 3. 20.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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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신문에서 20대, 30대 미혼남녀 열 명 중 일곱 명은 미신을 믿거나 신경을 쓰게 된다고 하는 설문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었다. 실제 그런 것 같다. 신도님들을 만나뵙다 보면 미신이나 사주팔자 같은 것을 의외로 크게 의미부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보면, 우리나라에서 주로 믿는 미신들은 ‘밤에 휘파람을 불면 귀신이 온다’거나, ‘애인에게 신발을 선물하면 도망간다’거나, ‘숫자 4는 불운이나 죽음을 의미한다’거나, ‘빨간색으로 사람의 이름을 쓰면 안 좋다’거나, 심지어 연인이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면 헤어진다는 류의 미신도 있다.


그런가 하면 ‘임신한 사람은 초상집에 가면 안 된다’거나, ‘손 없는 날에 이사를 가야 한다거나’, ‘밥상에 앉을 때 모서리에 앉으면 안 된다’거나, ‘제사 지낼 때는 홀수로 해야 한다’거나, ‘까마귀가 울면 재수가 없다’거나, ‘돼지 꿈을 꾸면 돈이 들어온다’거나 하는 등등으로 온갖 다양한 종류의 미신이나 터부시 하는 것들이 있다.


어디 그 뿐인가? 널리 알려진 미신 말고도 많은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다양한 미신이며, 징크스 같은 것을 가지고 있고, 거기에 얽매여 있다.


미신이나 징크스 같은 것은 정말 있는 것일까? 이렇게 단정지어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런 것은 없다. 불법은 무유정법이다. 정해진 바가 없는 것이야말로 불법이다. 미신이라는 것 자체가 ‘이러면 이런다더라’하는 하나의 믿음이 아닌가. 내가 그렇게 믿기 시작할 때 그 믿음이 그것에 실체를 부여하여 그런 현실을 만들 수는 있겠지만, 그런 고정된 실체로써의 정해진 것은 있을 수가 없다. 그래서 미신 아닌가? 미신은 말 그대로 진실된 것이 아닌, 미혹한 믿음, 헛되고 바르지 못한 미신일 뿐이다.


이렇듯 말 자체에서 그렇다고 이미 결정지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흔한 미신들에 스스로 얽매여 있다. 물론 아마도 그럴지 아닐지 알 수는 없지만, 사람들이 나쁘다고 하니 기왕이면 안 하는 것이 낫지 않겠나 하는 심정일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우에 미신을 스스로 믿어 버리거나, 그 미신대로 하고 나서 마음 속으로 근심걱정을 하는 경우들을 많이 보게 된다. 징크스라는 것도 비슷하다. 징크스는 없다. 내가 그렇게 믿기로 작정했을 뿐, 그런 것은 없다.


미신이나, 사회에서 혹은 사람들이 터부시 하는 것, 혹은 내 스스로 징크스라고 여기는 것에서 자유롭게 놓여나라.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 모든 것은 다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것에 불과하다. 그래서 미신도 나라마다 다르게 해석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접시를 깨면 재수가 없다고 여기지만, 러시아에서는 접시를 깨면 행운이 온다고 믿는다.


터부나 미신에 얽매이게 되면, 자신의 창의성과 혁신, 번뜩이는 아이디어 같은 것들을 방해하기 쉽다. 터부나 미신에 얽매일수록 삶은 제한된다. 터부나 미신은 하나의 헛된 분별심이며, 망상일 뿐이다. 그것을 믿어야 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


물론 그렇다고 미신이나 터부시되는 것들을 무조건 배격하라는 말은 아니다.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음으로써 그로인해 나의 삶이 제약되거나, 구속되거나, 괴로워질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진짜가 아니기 때문이다.


심지어 금강경에서는 그것이 진실이라고 할지라도, 거기에 얽매여 집착하지 말 것을 설하는데, 미신 같은 거짓 믿음에 집착할 이유는 전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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