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만사는 지금 이렇게 있는 그대로 언제나처럼 그렇게 있어 왔다. 특별히 애쓰지 않더라도, 엄청난 노력을 가하지 않더라도 물 흐르듯 세상 만사는 저절로 완벽하게 풀려나가고 있다. 우리는 절에 가서 만사형통을 발원하지만, 사실 만사가 형통되지 않았던 적은 단 한 순간도 없다. 지금 이렇게 세상 만사는 저절로 완벽하게 흐르고 있지 않은가.
봄이 오면 저절로 꽃은 피고, 여름이 오면 녹음이 우거지며, 가을이면 열매를 맺고, 겨울이면 휴식의 시간을 가진다. 우리가 전혀 애쓰지 않더라도 이 세상만사는 저절로 그렇게 흐르고 있다.
우리의 삶 또한 마찬가지다. 배고프면 저절로 먹을 것을 찾고, 목이 마르면 저절로 물을 찾는다. 오래 잠을 자다 보면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저절로 잠에서 깬다. 오래 걷게 되면 저절로 쉬고 싶어지고, 또 오랫동안 쉬다 보면 다시 무언가 할 일을 찾는다. 누군가가 공격해 오면 저절로 방어하게 되고, 비가 오면 비를 피하며, 심심하면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다. 이 모든 것은 저절로 이루어진다. 전혀 노력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세상 모든 일들도, 또 나의 모든 일들도 모두가 만사형통 아닌 것이 없다. 우리는 전혀 만사형통이 이루어지길 바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세상은 언제나 만사형통 중이니, 그 어떤 것도 특별히 바랄 이유가 없다.
다만 사람들이 생각으로 분별 망상을 일으켜, 이건 이래야 하고 저건 저래야 한다고 고정짓고, 특정한 방식을 바라는 마음을 가지면서부터 그 마음에서 어긋나는 것들이 생기기 시작한 것일 뿐이다.
특정한 방식을 바라게 되면, 그것과 다른 방식으로 일이 일어날 때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여기게 된다. 세상 일이 내 맘대로 안 된다고 여기고, 하는 일마다 실패라고 여기는 것이다. 만사형통이 아니게 된다. 그러나 그 마음은 어디에서 시작되었나? 그렇다. 내 스스로 이렇게 저렇게 되어야 한다고 고정 짓기 시작하면서부터 만사형통은 어긋나기 시작한 것일 뿐이다.
우리가 정작 바라는 것은 만사형통이 아니라, 내가 요구하는 특정한 방식으로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진정한 만사형통은 ‘내 방식대로’의 형통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 우주적인 방식 그대로,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타고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이 우주법계의 모든 일이며, 우리에게 주어진 삶 또한 그렇게 저절로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사람들이 자신의 비좁은 견해 속에 갇혀서 이 일은 이렇게 이루어져야 하고, 이러한 방식으로 얼마 만큼만 이루어져야 하며, 그것이 정확히 언제쯤 이루어져야 한다는 식으로 온갖 조건을 가져다 붙인다. 그것이 나 자신에게 진정한 도움이 되고 이익이 된다고 확실히 믿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방식이 언제나 진정 나 자신에게 좋은 방식일까?
그 때는 이렇게 되기를 바랬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렇게 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여겼던 적은 없었는가? 그 때는 다 망했다고 여겼는데 지나고 보니 오히려 잘 된 일들도 많다. 그 사람과 인연 맺기 싫었지만 알고 보니 참 좋은 사람이었던 적도 있다. 이처럼 우리는 내가 좋은 나만의 특정한 방식을 고집하며, 그것만이 나에게 이익이 될거라고 굳게 믿고 있지만, 이 우주법계는 내가 미쳐 보지 못하는 더 넓고 깊은 전방위의 모든 영역을 살펴보고 삶을 흘러가게 하고 있다.
이 우주법계는 더 깊은 지혜로써 다차원적이고 전방위적으로 나를 진정으로 돕기 위한 일들을 매 순간 만사형통으로 이루어내고 있다. 내가 할 일은 아무 것도 없다. 그저 있을 뿐. 그저 만사는 언제나 형통임을 깨닫고 그 흐름에 나를 얹어 놓는 것이 전부다. 세상은 언제나 만사형통으로 늘 그렇게 있다. 이렇게 모든 것은 이미 주어져 있다. 그러니 그저 그렇게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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