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음을 환영하지도 않지만,
삶도 환영하지 않는다.
품팔이가 품삯을 기다리는 것처럼
나는 자연스럽게 다가올 때를 기다린다.
나는 죽음을 원하지 않으며,
삶도 바라지 않는다.
바르게 알고,
끊임없이 알아차리며,
매 순간 다가오는 것을 받아들일 뿐.
밀린다왕문경에 나오는
사리불 존자의 게송입니다.
경문을 읽어 내려가다가
너무나도 가슴을 잡아끄는
정신 번쩍 차려지는 경구가 있어 함께 나눕니다.
죽음을 원하지도 않지만,
삶에도 집착하지 않고,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지도 않으며
나쁜 일을 거부하지도 않고,
무언가가 일어나기를 희망하지도 않고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도 않으며,
좋은 사람을 애착하지도 않고
싫은 사람이라도 거부하지 않으며,
미래를 기다리지도 않고
과거에 미련 두지도 않으며,
다만 매 순간순간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삶을
일어나도록 허용해 주고 받아들이면서
끊임없이 깨어있는 마음으로
그 순간에 벌어지는 일들을 알아차립니다.
이것 말고
우리가 이 생에서 더 해야 할 것이 뭐가 더 있을까요?
자연스럽게
매 순간을 받아들이면서,
좋아도 너무 과하지 않게
싫어도 너무 과하지 않게
양 극단의 모든 삶의 파동이 일어나도록 허용한 채
그저 분명히 알고, 알아차리며, 깨어있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할 일의 전부입니다.
그런데 그런 삶은
사실 '한다'라고 말할 수조차 없는,
무위의, '함이 없는 행'입니다.
하고 싶은 그 무엇이든
모조리 다 시도해 보고 살지만,
되도 좋고
안 되도 좋다,
결과는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매 순간 무위행을 실천한다면
자유롭고도
자연스러운 삶의 흐름을 타고
바람처럼 구름처럼
흘러게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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