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출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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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 생활수행

마음으로 출가하기

목탁 소리 2009. 8. 31. 09:15




생활 속에서 마음 공부를 하는
많은 법우님들이
한 번쯤 생각해 보았을 법한 문제가
바로 '출가'가 아닌가 합니다.

출가라는 문제를
마음 속 한 구석에 늘 안고 살아갑니다.
'내가 출가할 수 있을까'
'언젠가 꼭 출가를 해 보아야지'

출가가 무슨 대단한 것인냥
그렇게 생각들 하고 있는 듯 합니다.
물론 출가는 그 자체만으로도
아무나 할 수 없는 참으로 큰 공부입니다.
그래서 그 자체만으로도 큰 공덕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인지
많은 생활 수행자들은
하든 하지 않든 간에
늘 '출가'를 염두에 두고 살아가는 듯 합니다.
이번 생 못 하면 다음 생에라도 꼭 해야지
혹은 늙게 되면 편안히 노후엔 수행하며 살아야지 하면서 말입니다.

그런 출가에 대한 생각 생각들은
자칫 출가라는 그 자체에 마음이 걸려
오히려 수행을 방해하는 '걸림'이 되기도 합니다.

출가의 참 뜻은
온갖 걸림에서의 해방을 의미하지만
오히려 출가라는 데에 걸리게 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출가의 참 뜻을 바로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출가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말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출가'입니다.
그 어떤 어려운 절차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참된 출가란
'버리고 떠나기'입니다.
단순히 머리를 깍고 먹물옷을 입는 것으로
출가의 모습을 정의한다면
그것은 한참은 잘못 가고 있는 것입니다.

버리고 떠난다는 말의 소극적인 의미는
물론 집과 가족을, 고향과 친구며, 그동안 살아오며 누렸던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절로 들어간다는 의미도 될 것이지만
진정 참된 의미의 출가란
지금까지 살아오며 느끼고 생각하던 모든 가치관이며 생각의 틀,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온갖 분별심과 아집들을
모두 비워버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마음을 비우는 작업'
혹은 방하착(放下着)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던 중생으로써의 이기적인 삶의 방식,
나를 드러내 높이고자 애쓰는 아상(我相)이며
한없이 돈이며, 명예, 권력, 인연, 학식 등등 무한히 잡고자 하던 것들을
몽땅 놓아버리는 것이 바로 참된의미의 출가인 것입니다.

지금까지 아웅다웅하며 살아오던 삶의 방식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세속의 가치가 아닌 깨달음을 향한 큰 초발심을 일으키는 것
즉 보리심(菩提心)을 일으킨 순간부터
우리는 머리를 깍고 먹물옷을 입고 있는 것입니다.

육신의 출가는 작은 출가입니다.
참된 출가는 마음의 출가라는 것을 잘 아셔야 합니다.
부처님께서 집을 나가는 육신의 출가를 선택한 이유는
방법을 잘 몰랐기 때문이지
육신의 출가를 고집하려 그런 것은 아닙니다.

참된 출가는 마음의 출가, 심출가(心出家)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법우님들은 그렇게 생각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역시 심출가 가지고는
영 석연치 않은 구석이 남아있는 것입니다.
육신의 출가가 비로소 완연한 출가라는 생각들 말입니다.

먼저 법우님들은 확신을 가지셔야 합니다.
굳은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참된 출가란 심출가란 믿음 말입니다.

'나는 수행자입니다.'
'나는 출가자입니다.'
이 한마디가 내면 가운데서
성성하게 깨어있어야 합니다.

수행자라는 출가자라는 밝은 믿음은
자신을 더욱 밝은 수행과 정진으로 채찍하여 몰고 갈 것입니다.
생활 속에서 그 어떤 어려움도
자신 스스로 이겨낼 수 있다고 하는
수행자의 당당함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음 속에 확고한 신념을 불어 넣으시기 바랍니다.
'나는 출가자입니다.'라는...

이제 마음 속에서의 삭발식을 봉행하시기 바랍니다.
머리카락을 자르는 것이 삭발이 아니라
마음 가운데의 온갖 번뇌와 무명을 잘라내는 것이 삭발입니다.

승복만이 참된 출가자의 옷이 아니라
신구의를 청정히 하겠다는 밝은 서원의 옷을 입으셔야 합니다.
그런 부처님의 옷으로 온갖 경계를 막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심출가 수행자가 되었다는 것은
내가 살아가는 가정이며 직장이 바로 정진의 도량이 되고,
내게 다가오는 온갖 경계가 수행의 재료가 되며,
주위의 미워하고 좋아하는 모든 이들이 수행 도반이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가오는 경계를 관(觀)하고 놓는 그 순간이 바로 선방(禪房)이며
매일 매일 경전을 독경하고 공부함이 바로 강원이고,
오계(五戒), 십계(十戒) 계율을 지킴이 바로 율원이며,
자신에게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함이 바로 운력이고,
맑은 마음으로 마음을 낮추고 하심함이 바로 행자생활입니다.

참된 심출가를 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의 방식을 가지고는
삶과 죽음, 온갖 경계에 따른 괴로움들,
불끈불끈 올라오는 마음의 업식들, 분별심이며 이기심들을
이 모든 것들을 도저히 이겨낼 수 없다는 확실한 자각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현실에 대한 밝은 이해 말입니다.
부처님은 그러한 현실의 모습을 '고(苦)'라고 하셨습니다.

삶이 괴로움이라는 것을 바로 보고
그 괴로움과 정면으로 직면해서
그 괴로움의 느낌들을 가만히 관해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것들과 헤어졌을 때 오는 괴로움이며,
미워하고 증오하는 이와 함께 할 때 오는 괴로움,
얻고자 하는 바를 얻을 수 없는 괴로움등의
인생 사고팔고와 정면으로 맞닥뜨려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나면
이런 삶으로는 도저히 안 된다는 결론이 자연스러워 질 것입니다.
그런 확실한 신념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방식으로는 도저히 녹여낼 수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오직 깨달음만이 이것을 이겨낼 수 있다라는
확고한 발심, 즉 보리심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유마경에서 말하길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내면 그것이 곧 출가이며
구족계를 받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무상정등정각이라 하여
최상의 깨달음을 구하고자 하는 발심을 의미합니다.
큰 깨달음에 이르고자 발심하는 것이 바로 출자라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참으로 참된 출가는 심출가입니다.
이 즈음에서 이 도량의 모든 법우님들과
심출가 운동을 벌여보고자 합니다.
이 도량의 모든 법우님들이 심출가 수행자가 되자는 것입니다.
겉모습이 출가자가 아니라
속모습으로써 출가자가 되자는 것입니다.
이것이 애초 사이버 도량의 밝은 심출가 수행결사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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