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이대로 푹 쉬라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상주 대원정사 일요법회(13:30), 부산 목탁소리 토요법회(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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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 생활수행

그냥 이대로 푹 쉬라

목탁 소리 2009. 7. 22.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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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하면서 있는 것이라거나,
무엇을 위해 있는 것이라거나,
왜 있다거나,
어떻게 있다거나,
어느 자리에 있다거나,
어느 때에 있다거나

그런 것 말고
그~냥 그~냥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린 모두
지금 이 자리에
그냥 이렇게 있지 않아요.

그냥 그거면 충분한 겁니다.

자꾸 더 이상을 바라지 마세요.
이유를 붙이지도 말고,
잡다한 것은 그냥 놓아버리고
그냥 이렇게 있어 보세요.

무엇을 하면서 있지 말고,
무엇을 꿈꾸지도 마세요.

보거나,
듣거나,
냄새 맡거나,
맛 보거나
감촉을 느끼거나,
생각을 일으키거나
그러지 않더라도
우리의 내면은 충분하니까요.

세상이 바빠졌다고
나까지 바빠질 필요는 없습니다.

세상이 번잡스러워 지다 보니
또 그 속에 너무 익숙해 지다 보니,
평온과 고요한 침묵을 견디지 못하는 모습들을 봅니다.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지요...

심지어 충분한 휴식과 고요, 평화로운 시간이 오더라도
사람들이 그런 시간을 애써 피해 버립니다.
가만히 있지를 못해요.

친구에게 전화라도 걸어야 하고,
TV라고 켜야 하고,
노래라도 켜 놓고 따라 불러야 합니다.

머릿속으로 상상하거나,
미래의 계획이라도 짜야 하고,
심지어 없는 걱정이라도 만들어 해야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못 견딜 만큼 무뎌져 버렸습니다.

평화로움과 고요한 침묵을 누릴 수 있는 감각은
누구에게나 이미 주어져 있습니다.
그 평온의 감각을,
속 뜰의 본래 향기를 되찾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그냥 있어야 합니다.
무엇을 자꾸 하려 하지 말고,
무엇이 되려고 애쓰지 말고,
찾아 나서지 말고
그냥 그냥 있으면 됩니다.

지금 여기에
그냥 있으면 됩니다.
가만히 비추어 보고 그저 느끼면 됩니다.

무엇이 되려고 하지 말고,
무엇을 하려고 하지 않으면
지금 이 자리가
다 된 자리이고, 다 한 자리입니다.

이미 다 되어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자성불이라 하고, 주인공이라 하는 것이지요.

본래 자성불 마음자리는
늘 밝게 드러나 온누리 법계를 환히 비춥니다.
다만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 뿐이지,
보지 않는다고 법비(法雨)가 그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욕망과 집착이
본래 밝은 자성부처님을 보지 못하게 만들고 있을 뿐이지요.

하고자 하고,
되고자 하는 욕망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자꾸만 찾아 나서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가장 큰 문제는
지금 이대로 자성부처님이라는
지금 이대로도 충분하고 꽉 차 있다는
그 사실을 믿지 않으려는 데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꾸 무언가를 찾아 나서는 것입니다.
무언가를 얻어야 하고
무언가가 되어야만 행복할 거라고 믿는 것이지요.

사실은 그 마음이
우리를 괴롭히는 것입니다.

자꾸 찾아 나서지 말고,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 말고,
무엇이 되려고 하지 마세요.

어떻게 하면 잘 할까를 생각지 말고,
어떻게 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을까를 생각하세요.

함이 없이 행하고
할 것 다 하면서 함이 없어야 합니다.
한 치라도 머무름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함이 없음을 행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수행자의 일과입니다.

아무 것도 원하지 않고,
그 무엇이 되기를 바라지도 않고,
애써 해야 할 일을 만들지 않아도
지금 이대로 평온하고 충분하다는 것을
그 사실을
믿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합니다.

지금 이대로
속 뜰의 본래 향기는
은은하게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지금 이대로도 충분합니다.
하려고 하는 마음,
되려고 하는 마음만 놓고
그냥 푹~ 쉬면 되는 것입니다.

잘 쉬는 일이
가장 잘 하는 일입니다.
푹~ 쉬 어 보세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휴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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