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 입법계품에서 선재동자는 문수보살님께 ‘해탈의 문을 열어주시고, 전도몽상을 멀리 여의게 해 달라’고 간청한다.
그 때 문수보살은 ‘보리심을 발하여, 선지식을 구하고, 보현행원을 갖추라’고 법문하신다.
또한 ‘모든 선지식을 가까이 모시고, 공양하는 것이 완전한 지혜를 갖추게 되는 최초의 인연이다.
선지식을 가까이 모시는 데 싫증내지 말라. 완전한 지혜를 얻고자 한다면, 선지식을 구함에 게으름이 없어야 하고, 선지식을 뵙고 싫증내지 않아야 하며, 선지식의 가르침을 따르며, 선지식의 교묘한 방편에 허물을 보지 말아야 한다’ 고 설하고 있다.
그런데 화엄경에서 설한 선지식은 부처님 같은 분만 선지식이 아니라, 53명의 다양한 선지식이 나온다.
그 53명의 선지식 중에는 바라문, 의사, 외도, 장자, 왕, 야차, 비구니, 심지어 창녀 등도 있다.
53 선지식 중에 여성이 20명, 보살이 5명, 비구 5명, 비구니 1명, 우바이 4명, 장자 9명이다.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누구나 선지식이다.
내가 삶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 누구라도 바로 나의 선지식일 수 있다는 뜻이다.
화엄경은 불화엄(佛華嚴)이라는 말처럼, 모든 존재가 그대로 장엄한 꽃처럼 피어난 한 분의 부처님임을 설하고 있다.
일체 모든 존재가 장엄한 부처님이다.
내가 만나는 모든 이들이 그대로 선지식이다.
좋고 나쁘거나, 높고 낮거나, 잘나고 못난 것과 상관없이 누구나 지금 이대로 부처님이다.
그래서 법화경에서는 제법실상(諸法實相)이라고 했고, 도오스님은 촉목보리(觸目菩提)라 했다.
모든 것이 곧 실상이며,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그대로 깨달음이란 뜻이다.
내가 만나는 사람이야말로 나를 깨닫게 할 나만의 맞춤식, 최적화된 선지식이다.
남편과 아내, 자녀와 부모님이야말로 가장 나를 깨닫게 할 스승이다.
내가 삶에서 가장 많이 마주치는 사람, 그 사람이야말로 나의 가장 큰 스승이다.
나에게 처한 일들, 버거운 삶의 경험들, 그 모든 것들이 나를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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