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와 사랑의 호흡관 - 연기법의 생활실천(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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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와 사랑의 호흡관 - 연기법의 생활실천(6)

목탁 소리 2013. 12. 31.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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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와 사랑의 호흡관

 

  

 

연기법이란 이 세상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홀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인연들이 화합함으로써 연하여 일어난다는 이 세상의 법칙이다. 어떤 한 가지 일이 일어나더라도 그것은 홀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이 우주법계의 장엄한 동참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이다. 우리가 먹는 쌀 한 톨 조차 그 안에는 무수히 많은 유정 무정의 일체 모든 존재들이 도왔고 참여했기에 가능한 것이다. 하물며 지금의 나라는 존재는 어떠한가? 그 또한 조금 깊이 연기적으로 사유해보면 일체 모든 사람들과 하늘 바람 구름 햇살을 비롯한 이 우주법계 전체가 어머님의 품처럼 나를 돌보며 먹여 살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가. 우리는 과연 그러한 법계의 도움에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겠는가?

연기법을 이해하는 이라면 마땅히 이러한 연기적인 우주의 도움을 매 순간 감사하며 고맙게 여기고 살아야 한다. 그러한 감사의 삶이야말로 우리가 우주의 은혜에, 법계의 도움에 보답하는 삶인 것이다.

모든 것에 대해 감사하라. 만나는 모든 존재, 모든 사람, 모든 상황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느끼라. 그것이 어렵다면 그저 감사를 외치라. 그저 감사합니다하고 말하라.

진언을 외듯이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루에 100번에서 1,000번 정도 반복해 외우라. 모든 상황에서 감사합니다라는 진언을 관세음보살 염불하듯, 아미타불 염불하듯 할 수 있는 모든 순간 외치라. 이 작은 외침이 우리 삶에 경이로운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그래야 하는 이유가 있다. 우주법계는 항상 나를 돕기 위한 일만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법계의 본질적인 에너지는 언제나 넘치는 자비와 사랑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것이 괴로운 상황이고, 꼬이는 상황이며, 답답하고 힘겨운 상황일지라도 법계에서는 나의 업장을 소멸시켜주기 위해서, 혹은 나를 조금 더 성숙시켜 주기 위해서 그 일을 벌인 것이다! 아무리 힘들고 괴롭고 답답한 상황일지라도 사실은 우주가 그것을 통해 나를 돕기 위해 만들어 놓은 인생의 오묘한 장치인 것임을 완전히 대 긍정으로 받아들이라. 그러한 대 긍정의 받아들임의 표현이 바로 감사합니다라는 외침이다.

여기에서 아주 중요한 또 하나의 배움이 있다. 감사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사랑과 자비라는 바탕이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이 우주의 바탕, 깊은 차원의 근원을 이루는 에너지는 끊임없이 넘쳐흐르는 자비와 사랑의 에너지 파장에 있다. 그렇기에 우리가 이 우주의 근원적인 진리와 이치와 합일을 이루려면, 우주의 진리를 깨닫고자 한다면 우리의 삶의 방식 또한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오랜 불교 경전인 숫타니파타(Sutta-Nipata)에서도 이러한 자비의 중요성을 간파하여 자비심을 연습하는 수행법으로 자비관(慈悲觀)을 말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자비와 사랑을 연습하는 오랜 방법이다. 이 세상 모든 존재를 향해 행복 하라 안락 하라 평안 하라 하고 외치는 것이다. 세상을 향해, 모든 존재를 향해 자비심을 연습하는 것이다.

이 오랜 자비관을 삶 속에서 연습하고 실천하는 아주 쉬운 방법 중에 하나가 바로 사랑합니다하고 외치는 것이다. 살아있는 모든 존재에게 사랑합니다하고 외치라. 어머니가 외아들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온 우주를 향해 사랑합니다라고 외치라. 위로 아래로 옆으로 원한도 적의도 없는 무한한 사랑을 외치라. 잠들지 않고 깨어있는 한 이 사랑의 외침을 실천하라.

감사합니다라고 외치는 것처럼 사랑합니다라고 외치면 된다. 모든 상황에, 모든 사람에게, 눈 뜨고 있는 모든 순간에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외쳐보라. 이 두 가지 단어야말로 이 우주의 진리를 우리 삶의 한복판으로 끌어당기는 특별한 에너지를 가진 참된 말, 진언(眞言)이다.

우주의 법칙에서 중요한 것은 보내는 것대로 받는다는 점에 있다. 나에게서 나가는 것을 고스란히 받는 업보의 원리다. 돈을 베풀면 돈을 얻게 되고, 병든 사람을 간호하면 건강을 얻게 되며, 나이든 분들을 공경하면 장수를 얻게 된다. 마찬가지로 감사를 내보내면 감사할 일들이 넘쳐나고, 사랑을 내보내면 사랑할 일들이 많아진다.

 

이 우주의 근원적인 진리의 에너지 파장을 담고 있는 핵심적인 언어인 감사사랑의 진언을 조금 더 수행과 연결 지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아름다운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호흡관이다. 숨이 들어올 때 감사합니다하고 외치고, 숨이 나갈 때 사랑합니다하고 외치는 것이다. 이름하여 감사와 사랑의 호흡관이다. 호흡관이란 호흡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관찰함으로써 마음을 호흡에 모아 집중하고 관찰하는 오랜 수행방법이다.

호흡을 관찰하는 이 수행법은 불교에서뿐 아니라 모든 명상법에서도 필수적이면서도 근원적인 수행법으로 잘 알려져 왔다. 들어오고 나가는 호흡을 알아차림으로써 온갖 망상과 번뇌를 비우고, 탐진치 삼독을 비우고 지금 이 순간이라는 현재에 깨어있는 수행법이다. 호흡은 오직 지금 여기에서의 일이며 과거나 미래의 일이 아니다. 호흡을 관찰함으로써 우리는 과거나 미래로 끊임없이 끄달리는 마음을 다스려 지금 이 순간이라는 본질로 통하는 통로와 연결될 수 있다.

호흡은 언제나 자연스럽게 우리 삶과 연결되어 있다. 살아있는 동안은 언제나 호흡과 함께 한다. 그렇듯 자연스럽게 삶과 연결되어 있는 호흡에 우리의 의식의 빛을 쏘아 줌으로써 의식적으로 호흡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바로 이 수천 년을 이어 온 수행의 전통인 호흡관에 감사와 사랑의 진언을 연결시키는 수행법, 그것이 바로 감사와 사랑의 호흡관이다.

숨을 들이쉬면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숨을 내쉬면서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혹은 숨을 들이쉬면서 감사라고 짧게 말하고, 숨을 내쉬면서 사랑하고 짧게 말해도 좋다. 호흡이 들어올 때 감사합니다’, 호흡이 나갈 때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며 지금 이 순간의 호흡에 집중하여 관찰하는 것이다. 이렇게 호흡에 집중할 때 우리는 지금 여기에 온전히 존재한다. ‘지금 여기라는 텅 빈 명상의 장에 머물면서 우주와 연결된 그 현재의 순간을 통해 감사와 사랑의 파장을 우주로 보내는 것이다.

나라는 존재는 언제나 연기적으로 우주 전체와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평소에 우리는 우주와의 연결고리를 잃고 헤맨다. 평소에 끊어져 있던 바로 그 우주와의 소통을 연결해 주는 유일한 때가 바로 지금 여기라는 때이고, 그 현재라는 통로를 통해 우리는 우주 전체와 연결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지금 여기에 영민하게 깨어있어야 한다. 우리 삶에서 지금 여기를 반영해 주는 가장 투명한 것이 바로 호흡인 것이다. 우리는 호흡관찰을 통해 지금 여기라는 우주와의 연결고리와 조화로운 소통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텅 빈 마음으로 지금 여기의 호흡에 머물면서 감사와 사랑의 진언을 우주로 보내는 것이다. 그러면 무엇이 나에게 돌아오겠는가? 그것은 바로 우주법계의, 진리세계에서 보내주는 무한한 감사와 사랑의 창조 에너지이며, 그것을 통해 우리는 우주법계와 하나 되는 차원에 연결되는 것이다. 감사와 사랑의 호흡관을 통해 우리는 지금 여기라는 명상의 장과 연결되고, 또한 감사와 사랑이라는 우주적인 아름다운 파장과 연결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근본법과 방편법을 아우르는 수행법이다. 본질적인 진리에 다다르는 수행법이자, 삶을 풍요로운 감사와 사랑의 에너지로 가득 차게 만드는 현상계와 본체계를 아우르는 수행법인 것이다.

숨을 들이쉬면서 감사합니다라고 외치라. 숨이 들어오면서 이 단순한 숨을 들이마시는 것조차 무한한 감사로써 들어온다고 느끼는 것이다. 숨을 내뱉을 때 사랑합니다라고 외치라. 숨이 들어왔다가 내 몸을 스치고 내 밖으로 나가면서 모든 존재를 향한 사랑으로 나가는 것이다. 단순한 공기, 호흡 한 자락조차 나에게 들어올 때는 감사함으로 들어오고 나를 스쳐 나갈 때는 사랑으로 나가는 것이다.

이 호흡관을 통해 호흡만 감사함으로 들어오고 사랑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 모든 것이 감사로 들어오고 사랑으로 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물질이든, 음식이든, 호흡이든, 말 한마디든, 행동이든, 생각이든, 그것들이 나에게 들어올 때는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내 존재와 함께 파도치고 흘러 나갈 때는 무한한 사랑으로 내보내는 것이다. 음식을 먹을 때도, 밥 한 공기 물 한 모금을 먹을 때도 그냥 먹는 것이 아니라 감사하게 받아들여 먹고 음식을 통해 힘과 에너지를 쌓은 뒤 그 힘으로 세상에 사랑과 자비의 일을 행함으로써 내보내는 것이다.

잠시 모든 것을 멈춰보라. 지금 당장 시작하라.

들어오는 숨을 지켜보며 감사합니다

나가는 숨을 지켜보며 사랑합니다

들숨에 감사

날숨에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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