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
남을 위해 기도합시다.
내 주위 다른 사람을 위해
기꺼이 맑은 '한마음'을 내어 줍시다.
언제나
'나'를 위하고
'나'를 치켜세우려는
이기적인 마음이 우리를 괴롭게 만듭니다.
이기적인 마음은
잠시 나를 기쁘게 할 수 있지만
그 마음은 잠시일 뿐
크게 보면 내 복을 한없이 갉아먹는 어리석음입니다.
이타적이며 헌신적인 마음은
당장에 힘들고 손해보는 것 같아도
넓게 보면 내 복을 한없이 증장시키는 지혜입니다.
남을 위한 이타적인 마음을 많이 내면
그에게 축복됨은 물론이지만
먼저 내 마음이 맑아집니다.
남을 위해 기도하지만
그 기도하는 마음은 남의 마음이 아니라
바로 내 마음이기 때문에
먼저 나의 마음이 맑고 향기로워 지는 것입니다.
이 세상 그 어디에도, 그 누구에게도...
부처님의 마음은 항상 머물러 있기 마련입니다.
가장 싫어하는 직장 상사의 마음에도...
나를 괴롭히는 친구의 마음에도...
돈 떼먹고 달아난 이의 마음에도...
나의 부처님은 뚜렷이 머물고 계십니다.
그렇기에 그들을 위해 기도해주는
그 맑은 마음이
우주 법계의 모든 부처님께 올리는
최고의 공양입니다.
내게 잘 해주는 이에게는
누구라도 이타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나를 괴롭히는 이에게 하는
작은 이타심은 너무도 힘이 듭니다.
부처님 마음 연습하는 것이 이렇게 힘이 듭니다.
오늘은 미워하는 이와의 나쁜 인연을 끊는
수행을 해 보기로 합시다.
누구든 내 주위에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욕하고 미워하고...
그러지만 마음이 시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욕하고 미워하는 그 마음은
내 마음이기에 내가 답답한 것입니다.
이제 그를 위한 기도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진심으로 그를 위해 기도해 주어야 합니다.
그는 나의 부처님 이십니다.
나의 악한 마음이 그의 행동에 비춰진 것입니다.
그의 행동에서 나의 악심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진심으로 하루... 이틀...
계속해서 그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몇 번이고 그에게 다가가 칭찬을 해 주고,
맛있는 것도 사주고...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수고로움도
훌륭한 나의 수행이며 기도입니다.
순간 순간 '저 놈은 나쁜놈인데...'
하는 마음이 올라올 것입니다.
바로 그 순간 '나무아미타불...'하며
부처님께 다시 기도를 드립니다.
"저 분이 나를 성숙시키는 부처님이십니다.
이런 나쁜 모습으로 기꺼이 나투어 주신
부처님의 하늘같은 은혜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남을 위해 기도하는 그 마음에
나를 위한 이기심은 녹아내릴 것입니다.
'나'를 치켜세우기 위한 아상이 녹아내릴 것입니다.
불교는 이 지독한 아상(我相)과의 전쟁입니다.
'나다'하는 아상이 있기 때문에
모든 괴로움이 나오는 것입니다.
괴로움의 주체는 바로 '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나'의 실체를
무아(無我)라고 하셨습니다.
아상을 비워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내가 있기에 나를 치켜세우려 하고
내가 높아지고 싶은데 잘 되지 않으니
분별이 일어나고 괴로움이 일어납니다.
그렇기에 수행자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하는 것입니다.
아상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아상을 비워버리는데
가장 훌륭한 수행이
'남을 위한 기도'입니다.
'나'를 모두 비워버리고
진정 '남'을 위해
나를 낮추고... 비우고...
상대방을 한없이 높여주는 가운데...
상대방을 향해 지극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그 속에...
진정 '참 나'는 한없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오늘도 수행자는 기도를 합니다.
남을 위한 간절한 기도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