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청평사 계곡에서] "스로나야, 너는 전에 거문고를 타 본 적이 있느냐?" "예, 부처님. 집에 있을 때 거문고를 타 봤습니다." "스로나야, 어떻더냐? 거문고의 줄을 너무 팽팽하게 조이면 좋은 소리가 나더냐?" "아닙니다. 부처님." "그러면 거문고 줄을 너무 느슨하게 하면 좋은 소리가 나더냐?" "아닙니다. 부처님" "스로나야, 거문고 줄이 너무 팽팽하지도 않고 느슨하지도 않게 해야 좋은 소리가 나지 않더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바로 그것이다. 너무 부지런히 정진하면 들뜨고, 너무 적게 정진하면 게을러진다. 알맞게 정진하여 무리하지 않도록 해라." [사분율] 세상 모든 일의 실천에는 중도의 법칙이 있다. 그 어떤 일도 너무 과하거나 너무 못 미치면 좋지 않다. 공부도 그렇고, 운동도 그렇고, 일도 그렇고, 수행도 그러하며, 세상사 모든 일이 너무 과해도 안 되고, 너무 부족해도 안 된다. 아무리 좋은 음식일지라도 과해서 좋은 것은 없으며, 아무리 좋지 않은 음식일지라도 그 나름대로의 필요와 존재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아무리 좋은 운동일지라도 과하게 되면 몸에 무리를 가져오며, 그렇다고 운동을 너무 하지 않으면 몸이 허해져 병이 생기고 만다. 수행이나 명상, 기도 같은 성스러운 종교적인 의식도 마찬가지다. 제 아무리 성스럽고 고귀한 의식일지라도 그것이 과하면 성스러움을 잃고 만다. 모든 것은 거문고 줄을 조율하듯 너무 팽팽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느슨하지도 않아 중도를 지켰을 때 최상의 조화를 이룬다. 불교라는 종교는 불교 그 자체에도 집착하지 않도록 이끌고 있다. 불교라는 틀에 얽매이지 말고, 불교 그 자체에 집착하지 않으며, 수행에도 너무 집착을 하면 뜻을 이루기 어려움을 설하고 있다. 그것이 아무리 진리라고 할지라도 마음이 진리에 얽매여 있고, 결박되어 있다면 그것은 진리의 성품을 잃고 만다. 그래서 참된 진리는 진리 그 자체에도 집착되어 있지 않으며, 참된 불교는 불교 그 자체에 얽매이지 않고, 참된 수행은 수행이라는 그 말에 얽매여 있지 않은 것이다. 아무리 좋은 것도 과하면 중도에서 어긋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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