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한 나뭇가지 위에 새 한 마리 외로이 앉아 있다. 우거지던 초록의 생기도 사라지고, 중년의 마지막 아름답던 단풍마저 떨어지고, 앙상하게 남은 나뭇가지 위로 새 한 마리 삶을 기대고 섯다. 바람이 차다. 찬 바람이 숲에서부터 불어 와 살결을 스치우고는 다시 숲으로 돌아가곤 한다. 온 몸이 겨울을 맞는다. 새벽녘 추위는 더욱 사납다. 그래도 이 정도 추위는 낭만적이고 서정적이다. 철거촌 다 쓰러져 가는 방안 한 켠에서 외로이 홀로 스러지는 생명 붙잡고 마지못해 살아가는 할아버지는 고장난 오랜 연탄 보일러를 붙잡고 아침부터 연신 이리저리 살펴보며 씨름을 하고 있었다. 고쳐도 그만 말아도 그만이 아니라 이건 완전히 목숨이 달린 문제다. 그래서 그런지 할아버지의 눈빛은 외롭지만 필사적이다. 문을 열고 밖을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