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버리고 미움도 버리고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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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말씀 마음공부

사랑도 버리고 미움도 버리고

목탁 소리 2009. 8. 25.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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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부석사에 해가 집니다]


미워한다고
소중한 생명에 대하여 폭력을 쓰거나 괴롭히지 말며,
좋아한다고
너무 집착하여 곁에 두고자 애쓰지 말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사랑과 그리움이 생기고
미워하는 사람에게는
증오와 원망이 생기나니
사랑과 미움을 다 놓아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숫타니파타]



너무 좋아할 것도 너무 싫어할 것도 없다.
너무 좋아해도 괴롭고, 너무 미워해도 괴롭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고, 겪고 있는 모든 괴로움은
좋아하고 싫어하는
이 두 가지 분별에서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좋아하면 애착이 생기고,
미워하면 증오가 생긴다.
애착과 증오에서 얼마나 많은 괴로움이 연기하는가.

심지어 늙는 괴로움도 젊음을 좋아하는데서 오고,
병의 괴로움도 건강을 좋아하는데서 오며,
죽음 또한 삶을 좋아함, 즉 살고자 하는 집착에서 오고,
사랑의 아픔도 사람을 좋아하는 데서 오고,
가난의 괴로움도 부유함을 좋아하는데서 오고,
이렇듯 모든 괴로움은 좋고 싫은 두 가지 분별로 인해 온다.

좋고 싫은 것만 없다면
괴로울 것도 없고
마음은 고요한 평화에 이른다.

그렇다고 사랑하지도 말고,
미워하지도 말고
그냥 돌처럼 무감각하게 살라는 말이 아니다.

사랑을 하되 집착이 없어야 하고,
미워하더라도 거기에 오래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사랑이든 미움이든
마음이 그 곳에 딱 머물러 집착하게 되면
그 때부터 분별의 괴로움은 시작된다.

사랑이 오면 사랑을 하고,
미움이 오면 미워하되
머무는 바 없이 해야 한다.

인연 따라 마음을 일으키고,
인연 따라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집착만은 놓아야 한다.

이것이 ‘인연은 받아들이고 집착은 놓는’
수행자의 걸림 없는 삶이다.

사랑도 미움도 놓아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수행자의 길이다.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사랑의 인연일 뿐이며,
미움도 미움이 아니라 미움이라는 인연일 뿐이다.
사랑이라고 실체화시켜 집착하거나,
미움이라고 고집하는 순간 그것은 괴로움이 된다.

***

요 며칠
갑자기 여름의 한 복판에 와 있는 듯 합니다.
이 폭염의 더위 속에 모두들 안녕하신지요?

더워서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주륵 주륵 흐르는 요즘입니다.
땀이 나고 푹푹 찌는 이 느낌을
가만히 살펴봅니다.

좋아하는 운동을 할 때나
한여름 산행을 할 때나
또 헬스클럽에서 다이어트한다고 운동을 할 때,
그리고 무엇보다 사우나에서 땀을 뺄 때 등,
자기가 좋아하고 바라는 것을 할 때
그 때 더운 것, 땀 나는 것은
아주 행복하고 즐거운 느낌입니다.

그러나 요즘같이 더운 날
에어컨 앞에서 피서를 즐기듯 지내다가,
빌딩문을 열고 나갔을 때
밖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바람과 공기는
사람을 확 질리게 하고, 힘겹게 하기도 하지요.

가만히 관찰해 보면
그 둘의 상황 자체는 별반 다를 게 없어요.
똑같이 덥고, 땀나고, 푹푹 찌지요.

그런데 우리 마음 에서는
천차만별로 차이가 나기 시작합니다.

똑같은 더위의 상황이
전자에서는 '싫은 느낌'이고,
후자에서는 '좋은 느낌'이 됩니다.

똑같은 사우나에서
어떤 사람은 '시원하다' 하면서 즐길 때,
또 다른 사람은 죽을 맛일 수도 있지요.

왜 그럴까요?
동일한 상황에서도
이렇게 좋고 싫은 것이 나뉘어 집니다.

그게 다 마음에서 나온 것이고,
내가 만들어 놓은 것이라 그렇습니다.

마음을 바꾸면,
그냥 이 무더위를 받아들이겠다고 수용하게 되는 순간,
무더운 날씨가 그렇게 싫어지지는 않게 됩니다.

그냥 더운 건 더운거지요.
싫은 어떤 것은 아닙니다.

받아들이게 되면
주어진 삶이나 상황과 다툴 필요가 없어집니다.
평화가 주어지지요.

무더위에 고생하시는 법우님들,
조금이나마,
마음이나마
시원하시라고 말씀 드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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