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소유에 집착 하면서
동시에 자유를 찾아 나서는 것을 봅니다.

그러나
소유와 자유를 동시에
얻을 수 있기란
삶과 죽음 을 동시에 가지려는 것처럼
어리석은 생각입니 다.

가진 것이 많을 수록
집착하고 있는 것이 많을 수록
그만큼 자유를 빼앗기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 다.

소유는 우리를 얽어매고
되려 우리를 소유해 버리고 맙니다.

소유를 통해 행복을 찾으려 하지 말고,
그냥 지금 이 대로의 텅 빈 행복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냥 그냥 지금 여기에서
충분하고 꽉 찬
온연한 내면 을 비추는 텅 빈 충만을 말입니다.

그것을 느끼지 못 한다면
언제까지고 행복은 요원하기만 할 것입니다.

자꾸 늘 리려고 하고,
채우려고 하면
세상에 얽매임이 많아 지다 보니
우리 본연의 맑은 참빛을 놓치게 됩니다.

텅 비 워 버리면
그냥 그대로 충분하고 자유로워
그 속에서 참 성품 의 밝은 빛을 보게 됩니다.

자유와 행복이란
얼 마나 채우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비우느냐에 달 려 있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가지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욕망이 아닌 필요에 의한
최소한의 소유,
소유라 는 관념도 비워 버린
무소유의 소유,
그런 맑고 텅 빈 소유를 하라는 것입니 다.




Posted by 법상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앞으로 앞으로
나아 가는 일만 연습해 왔습니다.
보다 빨리, 보다 거침없이 돌진하는 일에만 익숙합니다.

나아가는 일만이 나를 살찌우는 일이 며,
나를 행복하게 만들고
성공하게 만드는 일이라 생각하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세상이 너무 빨라졌습니 다.
너무 급해졌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무언가 크게 잘못하고 있는 것 같고,
다른 사람들에게 뒤쳐지는 것처럼 느껴집니 다.

한 순간도 ‘멈춤을 위한 멈춤’을 해 보지 않았습니다.
하기야 어쩔 수 없이 멈추게 되었을 때 조차
가만히 온전히 멈춰 서 있지 못하고
무엇이라도 해야 직성이 풀리니 말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가르침은 세상과 거꾸로 가는 법이 라 하셨습니다.
앞으로 나아가는 일 말고
이제 멈추는 일을 배워야 합니다.

수행이란 멈춤을 실천하는 일입니다.
잡으려 하고, 나아가려 하는 일에서
놓아버리고 멈추는 일로 바꾸는 일이 수행입니다.

멈춘다고 해서 도태되는 것 이 아닙니다.
멈추어 선 그 자리에도
우리가 원하는 행복의 가능성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
멈추어 선 그 자리에
일체 만법이 다 녹아 있습니다.

일즉일체다즉일(一卽一切多卽一)
하나가 곧 일체이고 일체가 곧 하나이며,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
한 티끌 가운데 시방을 머금고 있으며,
일념즉시무량겁(一念卽是無量劫)
한 생각 속에 무량겁이 다 녹아 있고,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時便正覺)
처음 발심한 그 순간의 한마음이 정각을 이룬다 하였습니다.

나아가야만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멈추어 선 이 자리에서
지금 여기가 바로 온전한 ‘성취’ 의 자리임을 알아야 합니다.
온전한 깨달음의 자리임을 알아야 합니다.

잠시 멈추고
고개들어 하늘을 바라 보세요.
바쁜 일은 없습니다.





방에 청소해야 할 양이 많다고,
언제 이걸 다 치우나 하고 걱정하지 마 세요.
결과에 마음이 미리 가 있으면 안됩니다.

다 치운 후에 깨끗해질 것을 생각하고 청소하면
깨끗해 져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청소를 하면서도 계속 벅차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냥...
순간 온전히 하나 하나 치우기만 하 는 것입니다.

이 순간 떨어진 장난감을
온전히 책상 위에 올려 놓는데만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오직 그 순간의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널부러진 이불을 개고,
온전히 집중하여 휴지를 들고 휴지통에 집어 넣습니다.

온전히 순간 순간의 행에 집중할 뿐입니다.
결과에 마음이 머물지 말고, 오직 순간 순간 ‘할 뿐’입니다.
휴지를 드는 순 간이 그대로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청소이후에 깨끗해지기 위한 수단이 되어선 안됩니다.

집중하면서 청소를 하면
아무 리 양이 많더라도 힘이 들지 않습니다.
마음에 깨끗해 져야 하는데 하는
결과에 대한 마음이 놓여지기 때문입니다.

바라 는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바라는 바가 있으면 마음은 이미 바라는 바의 성취에 가 있지만,
바라는 바가 놓여지면 오직 순간 순간 이 최선일 뿐입니다.

단지 휴지를 들어 휴지통에 놓을 뿐...
떨어진 책들을 주울 뿐이고, 책장에 꽃을 뿐...
오직 매 순 간 순간이 온전한 목적이며 깨달음의 순간인 것입니다.
순간 순간 온전한 행이 되는 것이고,
온전한 내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그냥 필요 한 것 말고
‘정말’ 필요한 것들 말입니다.
없으면 안 되는 것들 말입니다.

큰 집, 큰 차, 좋은 옷, 좋은 음식인가요?
그렇지 않 습니다.

차는 없어 도 살 수 있으며,
옷이 없어 도 살 수는 있습니다.
집이 없어 도 당장에 죽을 일은 아닌 것입니다.

정말 필요 한 것은
공기이고 물이며 대지이고 태양입니다.
공기가 없 으면 우리는 금방 죽게 될 것이며,
물도 태양 도 대지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에 환 경 오염이 극심해 오존층이 뚫려,
어쩔 수 없 이 공기를 돈 주고 사야 하는 때가 온다면
과연 값을 얼마로 해야 하겠습니까.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이 될 것입니다.
아무리 비 싼 값을 부르더라도 못 사서 안달일 것입니다.
돈은 없어 도 되지만 공기가 없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생 각해 보면
정말 필요 한 것들은 돈 주고 살 수 없는 것들입니다.
돈 주고 살 필요도 없는 것들이지요.
우리가 돈 없이도 충분히 살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랑이며 행복, 깨달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돈을 아무 리 많이 주더라도
결코 얻을 수 없는 것들의 이름입니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아주 작은 부분입니다.
아주 작은 행복이며 아주 사소한 것들입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속에
정말 필요 한 것들은 다 들어 있습니다.
돈이 없어 도 우리는 이미 다 누리고 있는 것들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정말 필요 한 것들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돈으로 살 수 있는 사소한 것들에 더 많이 마음을 두고 삽니다.

어떠 어떠 하게 되었을 때, 무언가를 이루었을 때
그 때를 행 복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가난한 사람입니다.
이렇게 가 장 필요한 것을 다 가지고 있으면서도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니 말입니다.

‘정말 필 요한 것’의 소중함을 알게 될 때
지금 이 순 간
행복의 모 든 조건은 이미 다 갖추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이 모습 그대로’
우린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Posted by 법상


가진 것이 너무 많아 하나 씩 하나 씩 꼭 필요하지 않은 것들은 정리를 해야겠다고 늘 생각해 오다 이제서야 묵은 일을 시작해 본다. 꼭 필요한 것들이라는 것은 정말로 꼭 꼭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을 말하는데,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대부분의 것들은 이 속에 들기가 어렵다.

물질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 놈이 욕망의 소산인가, 아니면 '최소한의 필요'의 범주에 들어있는 것인가가 보인다. '최소한의 필요'가 아닌 것들은 대개 욕망이 개입된 것들이기 쉽다.

불필요한 것들을 정리하다 보면 모든 물질마다 제각기 독톡한 분별이 따르게 마련인데, 대부분 그 분별로 인해 첫 생각 정리 대상이었던 것들이 다시금 '소유'의 범주로 슬그머니 들어오기 쉽다. 그래서 정리할 때는 마음을 잘 비추어 보아야 그 분별에 속지 않을 수 있게 된다. 조금만 방심해 버리면 그놈의 분별심과 소유욕의 불길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다.

많이 버리면 버릴수록 우리의 몸은 조금 더 불편해 지겠지만 너무 편리함만을 따르면 몸뚱이 착심만 키울 뿐, 참된 공부는 불편함을 이겨나가는 그 속에서 이루어진다. 법정스님은 우리에게 '불편함을 이겨나가는 것이 곧 도 닦는 일'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버릴 때는 어려워도 시원스레 버리고 나면 버린 만큼 자유로워지고 평화로워지게 마련이다. 이런 자유로움은 아무나 느낄 수 없는 것이지만, 또 누구나 한번의 '무소유'를 실천함으로써 쉽게 얻을 수도 있다.

누구나 이따금 한 번씩은 이런 정리의 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기적으로 이런 버림의 실천을 행하는 것도 좋겠다. 이렇게 버릴 수 있는 사람은 무엇인가를 사거나 거저 얻게 될 때라도 함부로 욕망에 휘둘리지 않고 훗날 버릴 것을 생각하므로 소유의 굴레 속에서 그만큼 자유로울 수 있다.

이런 작업을 통해서 우리는 말로만 수행이 아닌 실질적인 무소유 방하착의 수행을 체험해 볼 수 있다. 방안을 한번 휘휘 돌아보라. 방안 곳곳 집착과 욕망의 소유물들이 넘쳐난다. 지금 그 안에 살고 있는 나는 그 소유물들에 소유당하며 휘둘리고 있지 않은가. 그로 인해 조금의 편리함은 느끼겠지만 도리어 더 큰 살뜰한 행복감을 잊고 있지는 않은가.

겨울 눈꽃이 이 산사를 또 뒷산 자락을 한창 물들이고 있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피어오른 눈꽃의 고요한 잔치를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 아름다움이란 아마도 무소유에서 오는 호젓한 평화로움일 것이다.

지난 가을, 화사하게 이 산사를 물들였던 단풍잎이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을 남기며 홀로 서 있는 것을 보고는 왠지 모를 안쓰러움을 느꼈었다. 그러나 그건 내 생각일 뿐, 때가 되어 나뭇잎을 떨군 나뭇가지는 홀가분한 자유를 느꼈을 것이다. 낙엽을 다 떨구어 낸 무소유의 호젓한 가지만이 한 겨울 그 어떤 추위에도 결코 시들거리지 않고 우뚝 솟아 그 텅 빈 가지 위로 아름다운 꽃눈을 피우고 있지 않은가.

우리의 삶 또한 때가 되면 훌훌 털어 버리고 일어나야 그 텅 빈 무소유 안에서 새로운 삶의 향기로움을 다시 채울 수 있을 것 같다. 이 겨울, 내가 소유하고 있는 이 모든 것들로부터 또 나를 소유하고 있는 이 모든 소유물들로부터 자유로워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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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