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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상주 대원정사 일요법회(13:30), 부산 목탁소리 토요법회(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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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자 4

지금 이 순간으로 돌아오라

이제 막 연초록의 잎들이 땅을 뚫고 올라오고 연초록의 새순들이 나무위로 내려앉으며, 노오란 생강나무와 분홍빛 진달래가 외롭던 산에 생기로운 벗이 되어주고 있다. 순간 파도처럼 산야를 스쳐지나가는 거샌 바람소리가 내 마음에 노크를 한다. 법당 풍경소리와 함께 바람에 부딪치는 낙엽소리를 가만히 바라보면서 마음에 피어나는 봄꽃을 느낀다. 산은, 나무는, 꽃들은, 또 지난 해 땅에 떨어졌던 썩어가는 낙엽들은 이렇게 때때로 내 안에 생기로운 도반처럼 다가와 노크를 하곤 한다. 바람의 소리, 낙엽 소리, 물소리, 풍경소리들은 모두 내 안의 관조(觀照)의 빛을 일깨우는 우주의 경책소리처럼 들린다. 바람이 불어 와 대지를 스치고, 낙엽과 나무를 스치며, 내 뺨을 스치는 그 상서로운 느낌, 소리, 그것들을 가만히 느껴보..

도반의 즐거움

오늘 늘 보아왔던 분이었고, 또 마음 속에서 감사한 도반으로 또 스승으로 그렇게 바라보며 이따금씩 마음 나누며 지내던 분에게서 또다른 면모를 나와 참 많이 닮은 면모를 보았다. 나는 그동안 그 분의 수행이나 삶에 대해 조금은 먼 거리에서 바라보며 이런 분이 같은 일을 하며 함께 살고 계신다는 것이 늘 감사하고 고맙고 그랬었다. 그런데 오늘 조금 깊이 대화를 나누어 보았더니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생각들이 많이 닮아있고, 또 내 가슴에 담고 있는 것들을 그대로 담고 계시는 것을 보고 참 행복했었다. 참 좋은 도반을 만난 것 처럼, 오랜 도반을 찾은 것 처럼. 자연에 대한 생각들도 그러하고, 수행에 대한 것이야 말할 것도 없고, 공동체, 농사, 대자연, 산, 바람, 구름, 그런 관심사에 대한 견해에서부터, 읽..

힘 있는 대장부로 살라

수행자는 힘이 있습니다. 내면의 힘이 당당하게 버티고 있기 때문에 삶의 그 어떤 경계라도 쉽게 수행자를 뒤흔들 수 없습니다. 입시철이 다가오거나, 진급철이 다가오거나, 이런 저런 어려운 일이 닥치면 백일 기도다 뭐다 해서 열심히 기도하시는 분들이 봅니다. 이런 때를 계기로 진실된 마음 내어 기도를 하는 것은 참 좋은 일입니다. 그런 세속적인 바램(욕망)들로 인해 마음 공부를 할 수 있는 인연이 되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런 기도의 의미를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입시기도나, 진급기도 같은 기도는 그 목적이 '합격'이나 '진급'에 있지 않습니다. 이 사실을 명확히 하고 정진을 시작해야 하는 것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입시기도나 진급기도를 할 때 합격하기 위해서, 진급하기 위해서 ..

목을 베는 것과 봄바람을 베는 것

[사진 : 북한산 진관사] 옛 사람의 글을 읽다가 승조스님의 죽음 앞에 읊은 한 자락의 게송이 가슴에 짠한 울림을 가져다 줍니다. 수많은 경전을 역경하신 구마라집 문하에 승조(僧肇)라는 스님이 계셨습니다. 본래는 노장사상에 심취하였었는데 뒤에 유마경을 읽고 크게 깨달은 바가 있어 불교에 귀의하신 분입니다. 워낙 명성이 뛰어나 불교계 뿐 아니라 세간에서 또한 크게 숭상받았는데 그러다보니 많은 이들의 모함도 받게 되었고 왕이 부하로 만들려고 협박을 하기도 하셨지요. 특히 이 승조 스님을 탐낸 진나라 왕 의희는 스님을 퇴속시켜 자신의 부하로 만들려고 갖은 희유와 협박을 다 하였습니다. "스님께서 속인으로 돌아와 재상이 되면 천하의 백성을 위해 좋은 일을 더욱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니 부디 짐의 청을 저버리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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