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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11 삶의 속도를 멈추라, 이미 완전하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앞으로 앞으로
나아 가는 일만 연습해 왔습니다.
보다 빨리, 보다 거침없이 돌진하는 일에만 익숙합니다.

나아가는 일만이 나를 살찌우는 일이 며,
나를 행복하게 만들고
성공하게 만드는 일이라 생각하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세상이 너무 빨라졌습니 다.
너무 급해졌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무언가 크게 잘못하고 있는 것 같고,
다른 사람들에게 뒤쳐지는 것처럼 느껴집니 다.

한 순간도 ‘멈춤을 위한 멈춤’을 해 보지 않았습니다.
하기야 어쩔 수 없이 멈추게 되었을 때 조차
가만히 온전히 멈춰 서 있지 못하고
무엇이라도 해야 직성이 풀리니 말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가르침은 세상과 거꾸로 가는 법이 라 하셨습니다.
앞으로 나아가는 일 말고
이제 멈추는 일을 배워야 합니다.

수행이란 멈춤을 실천하는 일입니다.
잡으려 하고, 나아가려 하는 일에서
놓아버리고 멈추는 일로 바꾸는 일이 수행입니다.

멈춘다고 해서 도태되는 것 이 아닙니다.
멈추어 선 그 자리에도
우리가 원하는 행복의 가능성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
멈추어 선 그 자리에
일체 만법이 다 녹아 있습니다.

일즉일체다즉일(一卽一切多卽一)
하나가 곧 일체이고 일체가 곧 하나이며,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
한 티끌 가운데 시방을 머금고 있으며,
일념즉시무량겁(一念卽是無量劫)
한 생각 속에 무량겁이 다 녹아 있고,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時便正覺)
처음 발심한 그 순간의 한마음이 정각을 이룬다 하였습니다.

나아가야만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멈추어 선 이 자리에서
지금 여기가 바로 온전한 ‘성취’ 의 자리임을 알아야 합니다.
온전한 깨달음의 자리임을 알아야 합니다.

잠시 멈추고
고개들어 하늘을 바라 보세요.
바쁜 일은 없습니다.





방에 청소해야 할 양이 많다고,
언제 이걸 다 치우나 하고 걱정하지 마 세요.
결과에 마음이 미리 가 있으면 안됩니다.

다 치운 후에 깨끗해질 것을 생각하고 청소하면
깨끗해 져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청소를 하면서도 계속 벅차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냥...
순간 온전히 하나 하나 치우기만 하 는 것입니다.

이 순간 떨어진 장난감을
온전히 책상 위에 올려 놓는데만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오직 그 순간의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널부러진 이불을 개고,
온전히 집중하여 휴지를 들고 휴지통에 집어 넣습니다.

온전히 순간 순간의 행에 집중할 뿐입니다.
결과에 마음이 머물지 말고, 오직 순간 순간 ‘할 뿐’입니다.
휴지를 드는 순 간이 그대로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청소이후에 깨끗해지기 위한 수단이 되어선 안됩니다.

집중하면서 청소를 하면
아무 리 양이 많더라도 힘이 들지 않습니다.
마음에 깨끗해 져야 하는데 하는
결과에 대한 마음이 놓여지기 때문입니다.

바라 는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바라는 바가 있으면 마음은 이미 바라는 바의 성취에 가 있지만,
바라는 바가 놓여지면 오직 순간 순간 이 최선일 뿐입니다.

단지 휴지를 들어 휴지통에 놓을 뿐...
떨어진 책들을 주울 뿐이고, 책장에 꽃을 뿐...
오직 매 순 간 순간이 온전한 목적이며 깨달음의 순간인 것입니다.
순간 순간 온전한 행이 되는 것이고,
온전한 내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그냥 필요 한 것 말고
‘정말’ 필요한 것들 말입니다.
없으면 안 되는 것들 말입니다.

큰 집, 큰 차, 좋은 옷, 좋은 음식인가요?
그렇지 않 습니다.

차는 없어 도 살 수 있으며,
옷이 없어 도 살 수는 있습니다.
집이 없어 도 당장에 죽을 일은 아닌 것입니다.

정말 필요 한 것은
공기이고 물이며 대지이고 태양입니다.
공기가 없 으면 우리는 금방 죽게 될 것이며,
물도 태양 도 대지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에 환 경 오염이 극심해 오존층이 뚫려,
어쩔 수 없 이 공기를 돈 주고 사야 하는 때가 온다면
과연 값을 얼마로 해야 하겠습니까.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이 될 것입니다.
아무리 비 싼 값을 부르더라도 못 사서 안달일 것입니다.
돈은 없어 도 되지만 공기가 없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생 각해 보면
정말 필요 한 것들은 돈 주고 살 수 없는 것들입니다.
돈 주고 살 필요도 없는 것들이지요.
우리가 돈 없이도 충분히 살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랑이며 행복, 깨달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돈을 아무 리 많이 주더라도
결코 얻을 수 없는 것들의 이름입니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아주 작은 부분입니다.
아주 작은 행복이며 아주 사소한 것들입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속에
정말 필요 한 것들은 다 들어 있습니다.
돈이 없어 도 우리는 이미 다 누리고 있는 것들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정말 필요 한 것들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돈으로 살 수 있는 사소한 것들에 더 많이 마음을 두고 삽니다.

어떠 어떠 하게 되었을 때, 무언가를 이루었을 때
그 때를 행 복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가난한 사람입니다.
이렇게 가 장 필요한 것을 다 가지고 있으면서도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니 말입니다.

‘정말 필 요한 것’의 소중함을 알게 될 때
지금 이 순 간
행복의 모 든 조건은 이미 다 갖추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이 모습 그대로’
우린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Posted by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