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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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심경 마음공부

오온

목탁 소리 2008. 1. 1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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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온(五蘊)이라고 하면 일체 현실의 세계를 다섯 가지로 나눈 것입니다. 또한, 인간을 다섯 가지 요소로 나눈 것이기도 합니다. 이 오온을 특별히 인간에 적용시켜 말할 경우 오취온(五趣蘊)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오온으로 이루어져 있는 인간에 대하여 고정적인 자아[나]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에 집착[취]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러면 앞으로 오온개공에 대하여 살펴보기에 앞서 오온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근본불교에서의 오온무아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온의 ‘蘊(Skandha)’은 ‘모임’이라는 뜻으로, 때로는 음(陰)이라고 번역하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일체의 현상세계는 색수상행식(色受想行識)의 다섯 가지 모임으로 이루어졌음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오온은 좁은 의미로 볼 때 인간 존재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으나, 넓은 의미로 쓰일 때는 일체의 존재를 가리킵니다. 일체의 구조를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다는 말인데, 색은 현상계의 물질 전체를 포괄하는 것이며, 수상행식은 정신세계의 총체를 네 가지로 나눈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의 분류법은 물질보다는 정신에 중점을 두고 있는 분류법입니다. 특별히 오온설은 물질은 끊임없이 변하는 것으로서 무상한 것으로 이해하지만, 정신은 실체적이며, 영원하다고 믿고 그에 집착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법한 교설입니다. 그러므로 오온은 물질보다 정신을 더 자세하게 분류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여기서 오온을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색온(色蘊)

 색이란 빛과 모양을 가진 물질을 의미하며, 인간에게 있어서는 육체를 가리킵니다. 이러한 색은 네 가지의 요소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를 사대(四大)라고 하며, 지수화풍(地水火風)의 네 가지를 말합니다. 지(地)라는 것은 우리의 몸에서 뼈, 손톱, 머리카락, 살 등 딱딱한 부분을 말하는 것이며, 이러한 것은 우리가 죽을 때 모두 땅[地]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그렇게 명한 것입니다. 우리가 수억 겁을 윤회한 이 땅의 이 모든 자연, 흙, 나무, 등이 모두 과거, 또 그전 과거에는 나의 몸이었을 수 있는 것이며, 지금 나의 몸 또한 백 년 내지 이백 년 후면 다시 처음 나왔던 그 자리로 돌아갈 것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의 육신, 지(地)는 일체세간의 지가 인연을 만나 우리의 몸을 잠시 이루고 있을 뿐인 것입니다. 내 앞에 떨어진 흙 한 줌, 나무 한 토막이 과거나 미래의 어느 순간 나의 몸을 이루는 내가 되어 있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올바로 보지 못하기에 우리는 이 육신에 집착합니다. 그런 까닭에, 자신의 몸은 그렇게 아끼며 집착하지만, 자연에 대해서는 내 몸처럼 아끼고 잘 가꾸지 않는 것이 우리네 마음인 것입니다. 우리의 몸을 이루는 색(色)이 항상하는 것이 아님을 안다면 이 몸뚱이에 그렇게 집착하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몸 뿐 아니라 대지 위에 있는 나무, 돌, 광석들은 모두 항상하지 않습니다. 현대과학은, 모든 물질은 우리의 눈으로 보기에는 고정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하나 하나가 모두 플러스, 마이너스의 스핀 운동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몸도 세포 하나하나가 죽고 새로 생기기를 끊임없이 반복하여 우리의 몸이 전혀 새로운 세포로 변화되는데 그다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처럼 색온은 무상한 것, 항상하지 않는 것입니다.


(2)수온(受蘊)

 수란 감수작용(感受作用)으로 느낌, 감정을 말합니다. 여기에는 세 가지가 있으니, 고수(苦受)와 낙수(樂受), 그리고 불고불락수(不苦不樂受)입니다. 즐거운 감정과 괴로운 감정, 그리고 괴로움도 즐거움도 아닌 감정을 말합니다. 우리의 주관적, 내적인 감각기관인 육근(六根)과 그것에 상응하는 외적인 대상인 육경(六境)이 서로 만날 때, 이러한 세 가지의 감정이 생기는 것입니다.

 안근(眼根)[눈-모양]으로 색을 바라볼 때, 예컨대 우리가 아름다운 경치를 볼 때 좋다는 감정이 생기며, 징그러운 해골을 보던가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을 볼 때, 싫다는 감정이 생깁니다. 그러나 무심코 지나다니는 사람을 멍하니 지켜볼 때처럼 아무런 감정도 생기지 않을 때도 있는 것입니다.

 이근(耳根)[귀-소리]으로 무언가를 들을 때, 즉, 욕을 듣던가 꾸지람을 들으면 싫은 감정이 생길 것이며, 칭찬을 들으면 좋다는 감정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와 유사하게, 비근(鼻根)[코-냄새], 설근(舌根)[혀-맛], 신근(身根)[몸-접촉], 의근(意根)[뜻-생각]들도 이러한 세 가지의 감정을 나타내기 마련인 것입니다.

 이러한 수온(受蘊)의 감정은, 그때그때 인연이 생함에 의해 잠시 나타났다가 그 인연이 다하면 사라지게 마련입니다. 비근[코]으로 나쁜 냄새를 맡고 나서도 잠시 후, 혹은 다른 장소로 이동함으로써 다시 좋은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의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생각이 들다가도 과거의 좋지 않았던 일을 회상하며 순간 기분이 나빠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수온의 세 가지 감정도, 색온(色蘊)의 그것과 같이, 영원한 것이 아니고 순간순간 변해 가는 것들입니다.

 이와 같이, 수온의 감정이 무상한 것임을, 그리고, 그 감정에 실체가 없는 것임을 알아 거짓임을 안다면, 좋고 나쁜 감정에 얽매여 괴로워하는 우(愚)를 범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들은 기분 나쁜 일이 있으면 그 일에 마음을 꽁꽁 묶어 두고 괴로워하며, 기분 좋은 일이 있으면 한없이 들뜬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게 마련입니다. 이 두 가지 감정 모두가 고정된 실체가 없음을 알아 거기에 얽매이거나 회피하는 두 가지 모두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넓은 마음이 수행자의 바른 행이라 하겠습니다. 기분 나쁜 마음과 좋은 마음에서 자유로울 수 있으려면, 그 경계에 처했을 때, ‘이 감정은 실체가 아니다’라고 관(觀)함으로써 어느 정도 자유로와 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수온 또한 항상하지 않는 무상한 것입니다.


(3)상온(想蘊)

 상은 개념, 또는 표상(表象) 작용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대상에 대하여 식별하고, 그 대상들에 이름을 부여하는 작용을 말하는 것입니다. 법당의 부처님을 뵙고, ‘아! 저 분은 부처님이시구나!’ 하고 개념을 만드는 작용을 말하는 것입니다. 일체의 모든 것에 대하여 상을 짓는 것을 말합니다. 무언가를 보면, 우리는 이전에 우리가 이름지어 놓은 것을 되살리어 기억 속에 개념지어 놓은 것을 떠올리게 마련입니다. 예컨대, 머리를 깎고, 회색 먹물 옷을 입은 분은 스님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스님’이라고 이름짓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은 고정 불변한 것일까요? 우리들은 고정된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또, 그런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에 고정관념, 편견, 선입견에 빠져 자유로운 생각을 할 수 없고,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상, 일체 대상에 대한 표상, 이름들은 우리가 그렇게 정해놓은 것이지 그것이 전부인 것은 아닙니다. 한글을 만들 때, 하늘, 나무, 스님, 꽃, 집, 절, 아버지, 자식 등의 개념을 대상에 접목시켜 이름 붙인 것 뿐이란 말입니다.

 이렇듯 상을 짓는 것은 고정된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고, 사회의 환경과 조건에 따라 언제나 변할 수 있는 것이며, 실제로 항상 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모르고 자신의 상에 빠져 헤어나지 못한다면 언제까지나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4)행온(行蘊)

 행이란 ‘형성하는 힘’을 말합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특히 인간의 의지작용이나 욕구 등을 가르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간의 의지작용, 행위로 인해 업을 짓게 되는 것입니다. 넓은 의미로, 행은 수, 상, 식을 제외한 모든 정신작용을 총괄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기억, 상상, 추리 등의 정신작용을 말합니다.

 우리들은 몸으로, 입으로 행동하기에 앞서 정신적인 의지작용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온으로 인하여 우리들은 선한 행위, 악한 행위 - 여기에서 선하다, 악하다는 판단은 상온에 해당한다 -를 하며, 그러한 선, 악이라는 판단에 따라 윤리생활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활을 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업이 되는 것인데, 이렇게 업을 짓게 하는 것이 바로 행온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인간의 의지작용은 우리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상에 기초한 선악이라는 개념작용 등에 의지하여 생기게 마련입니다.

십이연기에서는 무명에 의해 행이 생긴다고 했는데, 상온에 대한 무명, 다시 말해 ‘항상한다’는 잘못된 생각 때문에 행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러한 행온 또한 무상한 것임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 기반인 상온이 무상하기 때문입니다.


(5)식온(識蘊)

 식은 일반적으로 분별, 인식 및 그 작용을 말합니다. 그러나 직접 대상을 판단하고 인식하는 작용을 하는 것은 상온의 작용이고, 식온은 다만 대상을 상이 생겨나기 전(前) 단계까지 인식할 수 있을 뿐입니다. 주의(注意) 작용정도라 하면 될 것입니다. 쉽게 말해, 눈앞에 책 한 권이 있을 때 눈앞에 무언가가 나타난 것을 인식하는 작용을 말한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면 이상에서 이야기 했던 각각의 다섯 가지 온에 대하여 전체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컨대, 입안에 사탕이 하나 들어왔다고 할 때 무언가가 들어왔음을 아는 것이 바로 ‘식온’이며, 전의 기억, 사탕이라는 것에 대한 이전의 표상작용에 의해, ‘아하! 사탕이구나!’ 하고 느끼는 것이 ‘상온’이고, 달고 맛있다는, 다시 말해, 좋은 느낌이 바로 ‘수온’의 작용이고, 맛있으므로 빨아먹는 행위, 그리고 더 먹고 싶어서 다른 사탕을 찾는 행위, 다른 사탕을 찾아 먹는 행위 등이 바로 ‘행온’의 작용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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