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고 나쁜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자가 있을 뿐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저마다 완전한 삶의 길을 걷고 있는 중에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나의 삶이 무언가 부족한 것 같고, 불완전 한 것 같고, 잘못 가고 있는 듯 느껴지기도 할 것입니다. 또 어떤 사람은 크나큰 죄의식에 사로잡혀 있어서 나같은 사람은 지옥에나 가야 할 거라고 스스로 여기며 단죄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의 길을 잘 가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많이 번 돈으로 이웃들에게 사랑 가득한 이타적 봉사를 실천하는 것도 아니고, 마음공부나 수행에 매진하는 것도 아니고, 신에게 기도함으로써 온전히 헌신하는 것도 아니고, 열심히 사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누가 보기에도 최악의 잘못을 저질렀고,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질렀으며, 폐륜을 저질렀을지도 모릅니다.
예.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잘못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는 저마다 완전한 삶의 길을 걸어나가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그러한 수많은 잘못과 실수와 온갖 문제들을 통해 삶을 배워나가고 깨달아나가는 것이 바로 우리의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 생을 통해, 혹은 전체 생을 통해 배우고 깨달아야 할 일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실수를 통해 배우고, 고통을 통해 배우며, 좌절을 통해 배우고 있는 학생들일 뿐입니다. 만약 우리 옆에 최악의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있거나, 시쳇말로 수준 떨어지는 사람이 있거나, 과도한 욕심에 사로잡힌 사람이 있거나, 주위 사람을 괴롭히는 사람이 있다고 할지라도, 그 사람은 지금 낮은 단계의 학습 과정을 밟아가고 있는 사람일 뿐입니다.
우리도 초등학교 때나 중학교 때는,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워지고 어리석은 잘못을 범한 적이 많았을 것입니다. 우리들 또한 내가 욕하고, 미워하며, 싫어하는 사람의 바로 그 단점을 경험하면서 저질렀던 순간을 분명히 지나쳐 왔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미워하는 모든 이들을, 심지어 원수일지라도, 악인일지라도 용서하고 이해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들은 진짜 나쁜 사람이 아니라, 나쁜 연극을 통해 배워고 있는 사람일 뿐입니다. 그리고 나 또한 과거 어느 순간에 그 과정을 거친 적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또 다른 나의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이 세상이 절대적으로 나쁜 사람은 없습니다. 한바탕, 한마음이라는 우리 근원의 나뉘지 않는 바탕에서는 그 모든 것이 둘이 아닌 하나일 뿐입니다. 선도 악도 없고, 악인도 선인도 없으며, 그 모든 양 극단이 용광로 속으로 사라져 버립니다. 그 어떤 악인이나 죄인이라고 할지라도 그의 마음 안에는 밝은 지혜와 무한한 자비의 근원이 빛나고 있습니다. 그 사람을 올바로 보려면, 그 사람의 겉에 드러난 죄업이라는 행위만을 바라보면 안 됩니다. 그 겉모습 뒤에 감추어져 있는 밝은 빛까지 파고들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어쩌면 그 사람은 어릴적부터 부모님이나 그 누구의 사랑도 받아보지 못한 채 살아왔을지도 모릅니다. 만약 누군가가 그의 내면의 가능성과 빛에 주목하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사랑으로 감싸안아 주게 된다면, 처음에는 반신반의 하겠지만, 그 참된 사람을 받아보게 됨으로써 그는 변화를 시작할지도 모릅니다. 자신도 누군가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그에게는 삶 전체를 변화하게 할 만큼 감동적인 것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 때부터 그는 놀랍게 성장하고, 내면에 숨겨졌던 자비와 사랑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미워하고 잘못하는 누군가에게 다가가 이와 같은 자비와 사랑으로 대해주며 그의 근원적인 완전성과 가능성을 바라보고 실천해 주는 사람은 그 사람의 변화 못지않은 더욱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겠지요.
여러분 주위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불쾌하거나, 화가 나는 어떤 사람이 있습니까? 그것은 좋은 소식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다른 사람처럼 그 사람의 겉모습에 속지 않고, 그 사람의 깊은 내면의 가능성에 집중하여 그 빛을 끄집어 내 주는 메신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에게 화를 내거나, 회피하거나, 공격하는 대신에 그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가 그런 방식으로 삶을 배워나가고 있음을 이해해 주어 보세요.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와 함께 존재하게 될 때 비로소 그를 사랑하게 되고, 그를 변화시킬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를 도울 때 비로소 내가 나 자신을 진정으로 돕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