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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21 평범하던, 가난한 어릴적의 행복





평범한 것이
가장
훌륭한 것이다.

억지로
잘 하려고 하지 말라.

[임제록]의 말씀입니다.

평범하게 사는 것,
그냥 그냥 사는 것,
그것이 아름다운 것입니다.

억지로 억지로
마음을 일으켜
평온을 해치지는 마세요.

평범한 사람이
위대합니 다.

우리와 다른
이 세상과 다른
훌쩍 초월해 버린
그 어떤 이상향에
크게 마음 두지는 마세 요.

그건 그냥
잠시 신비롭고
잠시 육근을 흥분시킬 뿐입니다.

밥 잘 먹고,
똥 잘 누고,
일 잘 하고,
잠 잘 자고,
잘 놀고
그러면 되는 거지요.

그냥 우리들 모습입니다.

우리와 는 다른
그 어떤 초월인이거나
도인이거나
큰스님을
따로 만들어 두지는 마세요.

부처님도
그냥
평범하게 잘 사셨다고 그래요.

그냥
평범하게
먹고 자고 살아가는
그런 수행자면 그만입니다.

지금
우리들 처럼 말입니다.





어릴적 아련한 기억들을
가만히 떠올려 봅니다.

100원 짜리 동 전 하나 가지고
하루 종일 만지작 만지작 거리다가
저녁 집에 돌아올 때
핫도그 하나 사 먹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이었는지 말입 니다.

한 달에 한 번
월급날이 다가오면
얼마나 가슴을 졸였던지요.

월급날엔 언제나 시장 통닭집에서
3000원 하는 통닭 한 마리 튀겨
통닭 파티를 열곤 하였거든요.

그러다가 언제인가
갑자기 페리카나라는 양 념통닭이 나왔을 때
딱 한 번 큰 맘 먹고
그 놈 반 마리를 사 먹으면서
이런 건 부잣집 사람들이나 먹는 거고
우리 는 그냥 맛이나 보는거다
하시던 아버님 말씀에
맛 볼 수 있다는 것만도
난 참 부자이고 행복한 사람이구나 했지요.

대학 다닐 때
한 달에 5만원 가지고 생활을 했을 때,
학교 식당에서 600원짜리 밥을 먹거나
아침 겸 저녁으로 1300 원짜리 정식을 먹으며
'많이 주세요' 연실 외쳐대기도 했습니다.

어쩌다가 몸보신 한 번 하자 싶으면
마음 맡는 도 반 둘이서 돈을 모아
학교 앞 2000원 하는 삽겹살 2인분에
밥 두 공기를 시켜 먹곤 하였지요.

주인 아주머님께 서
2인분은 안된다고 3인분 이상 시키라는 걸
애써 한 번 봐 달라며 시켜 놓고는
김치, 상추, 반찬들
몇 번 이고 더 시켜서 싹싹 비워 먹었던
그런 기억들 말입니다.

그런 기억들이 있습니다.

주머니에 가진 돈은 없었지만
가만 생각해 보면
참 행복했던 기억입니다.

동전 몇 푼에
행복해 할 수 있었고,
핫도그 하나에
하루 종일 설레임으로 기다릴 수 있었고,
통 닭 한 마리를 위해
마땅히 한 달을 기다릴 수 있었답니다.

그런 날들을 떠올려 보면
불쌍하다거나 가난했다거나
그런 생각들 보다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들이 스칩니 다.

그러고 보면
요즈음은 그런 살뜰한 행복이
많이 줄어들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더 많이 가질수록
우리는
누릴 수 있는 더 많은 행복을
빼앗기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됩니다.

많이 가졌으니
그만큼 누려야 한다 는 것도 좋겠지만,
많이 가져 부자이더라도
스스로 선택하여 가난을 택하는 것은
어떨까 하고 말입니다.

우리의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면서 말입니다.
지금도
우리의 어릴 적 모습 그대로
살아가고 있을
수많은 이들을 느 껴보면서 말입니다.

있어도 낭비하지 않고
아껴 쓸 수 있어야 가난한 삶이지요.
많아도 필요한 만큼만 쓰고
베풀 수 있어야 맑은 가난입니다.

가난한 수행자를 보면
내 마음이 부자가 됩니다.

나부터
가난해 져야 겠습니다.




자꾸 바깥에서
얻고자 하면 안됩니다.

수행을 할 때에도
내 마음을 닦을 때 조차도
우린
바깥에 의지하는데 익숙합니다.

책을 자주 보는 것도 그렇고,
설법만 들으러 다니는 것도 그렇고,
이렇게 목탁소리에만 들어와서
글만 읽으면서
수행 다 한 것 처럼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물론 균형도 중요합니다.
바깥으로 찾아다니는 것이
나쁘다고 하는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자꾸 안으로 돌리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글 읽고, 설법 듣고
도반들 이야기도 듣 고 하다보면
참 행복합니다.
그러다 보니
그 느낌에만 빠지게 되곤 합니다.

그것은 머릿속에서
알 고 있는 지식일 뿐이지
내 힘이 되지는 못합니다.

문사수...
무엇을 들었으면
사유하고 실천해야 힘이 됩니 다.

자꾸 이리저리
남이 수행 해 놓은 것
도둑질만 하려 하지 말고
내 스스로
내 안에 있는 보물을 얻으려 하세요.

실천을 해야 힘이 됩니다.

매일 매일
염불을 하고
독경을 하고
좌선을 하고
복을 짓고
그렇게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수행과 보시를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서
수행자라 고 말해야
내 스스로에게 당당한 법이니까요.




사람 사는 모습을 보면
참 복잡한 일이 많기도 합니다.

정신없고
분주하고
들떠있고
그러다가 또 축 쳐지고
나른하 고
공허하고...

혼침 아니면 도거,
그 양 극단으로 마음이 많이 쏠리는 듯 합니 다.

혼침이란,
마음을 가라앉게 하고
혼미하게 하며
축 쳐져있는 의욕이 사라진 마음상태입니다.

도거란,
마음이 들뜨고
소란스러워
흥분되어있는 그런 마음상 태를 이릅니다.

수행자는
이 두 가지 극단의 마음을 잘 조복시킬 수 있어야 합니 다.

늘 들떠 있으면,
마음을 관할 수 없게 되며,
나를 놓치고 살 기 쉽고,
또한 가벼워 지기에 일을 그르치기 쉽습니다.

늘 쳐져 있으면
허무주의에 빠져
세상 모든 것이 우울해지거 나,
마음이 너무 무거워 또한 일을 그르치기 쉽습니다.

혼침과 도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린 참으로 이 두 가지에 많이 빠져 지냅니 다.

이를테면
선술집 같은데서 마음이 떠 놀다가
이내
집이나, 자 취방으로 돌아오면
괜히 마음이 외로워지고
공허해 지는 것 처럼 말입니 다.

들뜨기
아니면 가라앉기
그 사이를 하루에도
수십번씩 왔다갔 다 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참된 수행자는
그 양극단 어디에도 마음을 빼았기는 일이 없습니다.

어느 마음도
고정된 실체가 없는 마음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잠시 그럴법한 인연이 모여
들뜨기도 하고
가라앉기도 하는 것임 을,
신기루와 같고
환영과 같고
꿈과 같은 현상임을 잘 알고 현명하고 밝게 대처 해 나갑니다.

하루 생활 가운데
얼마만큼 들뜨기와 가라앉기로
마음을 내몰고 있는가를 관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중도...
여여하고 여일한 마음,
순일한 마음
부 처님 마음을 연습하시길 빕니다.

들뜨는 마음도 불안하고
가라앉는 마음도 불안합니다.
오직
여 여한 마음
그 마음이 우리의 내면을 바로 깨어있게 해 줍니다.

수행자는
그냥 그냥
그저 그저
그렁 저렁 삽니다.
Posted by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