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7.22 그냥 이대로 푹 쉬라
  2. 2007.12.21 머물지 않고 떠나는 즐거움





무엇을 하면서 있는 것이라거나,
무엇을 위해 있는 것이라거나,
왜 있다거나,
어떻게 있다거나,
어느 자리에 있다거나,
어느 때에 있다거나

그런 것 말고
그~냥 그~냥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린 모두
지금 이 자리에
그냥 이렇게 있지 않아요.

그냥 그거면 충분한 겁니다.

자꾸 더 이상을 바라지 마세요.
이유를 붙이지도 말고,
잡다한 것은 그냥 놓아버리고
그냥 이렇게 있어 보세요.

무엇을 하면서 있지 말고,
무엇을 꿈꾸지도 마세요.

보거나,
듣거나,
냄새 맡거나,
맛 보거나
감촉을 느끼거나,
생각을 일으키거나
그러지 않더라도
우리의 내면은 충분하니까요.

세상이 바빠졌다고
나까지 바빠질 필요는 없습니다.

세상이 번잡스러워 지다 보니
또 그 속에 너무 익숙해 지다 보니,
평온과 고요한 침묵을 견디지 못하는 모습들을 봅니다.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지요...

심지어 충분한 휴식과 고요, 평화로운 시간이 오더라도
사람들이 그런 시간을 애써 피해 버립니다.
가만히 있지를 못해요.

친구에게 전화라도 걸어야 하고,
TV라고 켜야 하고,
노래라도 켜 놓고 따라 불러야 합니다.

머릿속으로 상상하거나,
미래의 계획이라도 짜야 하고,
심지어 없는 걱정이라도 만들어 해야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못 견딜 만큼 무뎌져 버렸습니다.

평화로움과 고요한 침묵을 누릴 수 있는 감각은
누구에게나 이미 주어져 있습니다.
그 평온의 감각을,
속 뜰의 본래 향기를 되찾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그냥 있어야 합니다.
무엇을 자꾸 하려 하지 말고,
무엇이 되려고 애쓰지 말고,
찾아 나서지 말고
그냥 그냥 있으면 됩니다.

지금 여기에
그냥 있으면 됩니다.
가만히 비추어 보고 그저 느끼면 됩니다.

무엇이 되려고 하지 말고,
무엇을 하려고 하지 않으면
지금 이 자리가
다 된 자리이고, 다 한 자리입니다.

이미 다 되어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자성불이라 하고, 주인공이라 하는 것이지요.

본래 자성불 마음자리는
늘 밝게 드러나 온누리 법계를 환히 비춥니다.
다만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 뿐이지,
보지 않는다고 법비(法雨)가 그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욕망과 집착이
본래 밝은 자성부처님을 보지 못하게 만들고 있을 뿐이지요.

하고자 하고,
되고자 하는 욕망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자꾸만 찾아 나서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가장 큰 문제는
지금 이대로 자성부처님이라는
지금 이대로도 충분하고 꽉 차 있다는
그 사실을 믿지 않으려는 데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꾸 무언가를 찾아 나서는 것입니다.
무언가를 얻어야 하고
무언가가 되어야만 행복할 거라고 믿는 것이지요.

사실은 그 마음이
우리를 괴롭히는 것입니다.

자꾸 찾아 나서지 말고,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 말고,
무엇이 되려고 하지 마세요.

어떻게 하면 잘 할까를 생각지 말고,
어떻게 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을까를 생각하세요.

함이 없이 행하고
할 것 다 하면서 함이 없어야 합니다.
한 치라도 머무름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함이 없음을 행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수행자의 일과입니다.

아무 것도 원하지 않고,
그 무엇이 되기를 바라지도 않고,
애써 해야 할 일을 만들지 않아도
지금 이대로 평온하고 충분하다는 것을
그 사실을
믿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합니다.

지금 이대로
속 뜰의 본래 향기는
은은하게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지금 이대로도 충분합니다.
하려고 하는 마음,
되려고 하는 마음만 놓고
그냥 푹~ 쉬면 되는 것입니다.

잘 쉬는 일이
가장 잘 하는 일입니다.
푹~ 쉬 어 보세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휴식입니다.


Posted by 법상




[사진 : 법주사]

자신의 소유가 아닌 것은
집착하지 말고 다 버려라.
내 것이 아닌 것을 모두 버릴 때
세상을 소유할 수 있다.

만약 어떤 이가
뒷동산에 있는 나뭇잎을 가지고 간다고 했을 때
왜 나뭇잎을 가졌느냐고 그와 싸우겠는가.

수행하는 사람들도 그와 같아서
자기 소유가 아닌 물건에 대하여 애착을 버려야 할 것이니
버릴 것을 버릴 수 있어야 마음이 평온하다.

[잡아함경(雜阿含經)]



본래부터 ‘내 것’이 어디에 있는가.
‘나’라는 존재 또한
잠시 인연 따라 왔다가 인연 따라 가는 무상한 존재인데,
하물며 ‘내 것’이라고 붙잡아 두고 집착할 것이 무엇이겠는가.

뒷동산의 나뭇잎이 어찌 ‘내 것’일 수가 있으며,
땅에 금을 그어 놓고 돈을 지불한다고
어찌 ‘내 땅’일 수가 있겠는가.
그것은 인간의 오만한 생각일 뿐.

이 세상에
내가 영원히 가질 수 있는 것은
어디에도 없다.

그렇다고 일체의 모든 소유를 다 버리고
완전한 거지가 되라는 말은 아니다.
인연 따라 자연스럽게 나에게로 온 것에 대해서까지
억지로 다 버릴 필요는 없다.

그러나 자기 소유물들의 특성을 알 필요는 있다.
내 소유물들은 인연 따라 잠시 나를 스쳐갈 뿐이다.
우리는 그것을 잠시 보관하면서 인연 따라 쓸 뿐이다.

잠시 스쳐가는 것들을 스쳐가지 못하게
‘나’라는 틀 속에 가두게 되면
나를 중심으로 우주적인 에너지는 정체되고 만다.

세상 모든 것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이 끝없는 우주를 여행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그들의 목적은 끊임없는 여행에 있지
어느 한 곳에 정착하는데 있지 않다.
바로 그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사실은 ‘내 것’이 아니라
여행길 위에서 잠시 들른 간이역일 뿐이라는 것을.
그 어떤 것도 종착역으로써 나에게로 온 것은 없다.
내가 그렇게 믿고 싶을 뿐이지.

그러니 내 것을 다른 사람에게 보시했다 하더라도
사실은 보시가 아니라 그저 가야할 곳에 갔을 뿐인 것이다.
그것이 그것의 다음역이었던 것이지
‘내가’ ‘무엇을’ ‘누구’에게 준 것이 아니다.

‘내가’ ‘무엇을’ ‘누구’에게 주고 받았다는
그 생각이 바로 집착이다.
Posted by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