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1.27 쉽게 실천하는 생활 명상법
  2. 2009.09.11 삶의 속도를 멈추라, 이미 완전하다

 

 

오후 나절,

하늘은 화창하고,

푸르름은 너무도 높고,

몽실몽실 떠가는 구름은 아름답고,

바다색은 너무도 짙고,

고개 들어 산을 바라보면 희끗희끗 눈덮인 산맥이 성스럽고,

그 청명한 하늘 위로 자유로이 갈매기 떼들이 떼지어 날고 있습니다.

 

아, 이 곳에서의 삶은

하루 하루가 여행이며 만행이고,

모든 걸음 걸음이 히말라야이며,

매 순간 순간이 휴가이자 휴식입니다.

 

시선 가는 곳마다

영적이고

고요하며

신비롭고도

경이로운

아니

그 어떤 단어로도 설명되지 않는

특별한 빈 공간이 꽉 차게 느껴집니다.

 

아,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내가 발 딛고 살아가고 있구나!

매일 매일 흙냄새 맡으며 걷고

바닷바람과 포구를 거닐으며

저 고요한 산맥을 벗삼아 살고 있구나!

 

 

 

 

휴가나 여행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쉼, 설렘, 떠남, 평안 등의

일상적이지 않은 아주 특별한 상황을 의미하는데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휴가나 여행은

어떤 몸이 떠나있는 상태를 의미하기 보다는

마음의 상태를 의미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매일 매일

우리는 잠시의 멈춤으로써

휴가와 여행을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길을 걷고

길 위의 모든 존재에 눈빛을 보내며

따뜻한 사랑을 보내며

묵연히 걷기만 할 때

이 모든 존재와 하나됨을 경험합니다.

 

아무리 바쁜 일이 있더라도

잠시 고개를 들어

저 멀리 솟아오른 눈덮인 설악의 산맥을 보고 있자면

그 순간 바쁘고 정신 없던 일들은 사라지고

나는 지금 어느덧

히말라야 깊은 산 위를 걷게 됩니다.

 

아무리 해야 할 일로 번거롭다 할지라도

잠시 호흡에 마음을 모으고

맑고 시린 공기를 깊숙이까지 품어안았다가

내보내는데 주의를 기울이는 순간

나는 어느덧

2,500년 전 붓다의 영산회상 한 켠에 앉아있는

그 성스러운 제자들 중 한 사람이 되어있곤 합니다.

 

컴퓨터 모니터를 주시하다가도

잠시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는 순간

이 곳은 익숙한 일터이거나

생존경쟁의 장이 아닌

호젓한 여행자가 머무는

인도의 시골마을 고즈넉한 게스트하우스가 됩니다.

 

 

우리는 언제나

자신이 처해 있는 바로 그 자리를

휴식으로, 쉼으로,

여행으로, 휴가로 바꿀 수 있습니다.

 

아니 본래 우리의 삶이

그렇듯

고요하고 신선한

쉼이었고, 여행이었으며, 휴가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아주 단순하고도 간단합니다.

그것은 전혀 힘이 드는 일이 아닙니다.

 

그저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구름을 바라보기만 하면 됩니다.

 

바삐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고개를 돌려 길 가에 앙상하게 피어난

겨울 나뭇가지를 바라보기만 하면 됩니다.

 

책을 보다가도, 신문을 읽다가도

잠시 보고 읽는 것을 멈추고

호흡의 들고 남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행여 TV에 정신이 팔려 있었더라도

잠깐 TV를 끄고

그저 텅빈 빈 벽을 주시하며

내면의 아주 작고 여린 움직임을 관찰해 볼 수도 있습니다.

 

하루 중에,

하루 일과 중에,

익숙하던 반복되는 일상 가운데

잠깐 잠깐

단 10초라도 좋습니다.

 

몸으로 말로 생각으로 행하고 있던,

바로 그 모든 행위를

잠시 비우고, 멈추고,

아주 낯선 시선으로

전혀 텅 빈 시선으로

속 뜰을 가만히 바라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바로 그 ‘멈춤’의 순간

위대한 신의 사랑과 축복이 깃들고,

붓다와 모든 성인의 깨어있음이

바로 그 자리에서 함께 하게 됩니다.

 

 

애써 한 시간, 두 시간 이상을

억지로 시간을 내서,

바쁜 가운데 짬을 내서,

절이나 선방에 찾아 가서

가부좌 트는 법을 배우려고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아주 잠깐,

우리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우리는 참선을, 명상을 배울 수 있습니다.

 

아니 이것을 참선이나 명상이라고

애써 이름짓지 않아도 됩니다.

그것은 그저 텅 빈 순수 그 자체이고,

깨어남이며,

모든 선각자들의 방법이었으며,

붓다의 방식입니다.

 

잠깐 고개 들어 하늘을 바라보는 순간

그 때가 바로 휴가가 되고,

잠깐 숲으로 난 길을 걸을 때

그 순간이 곧 여행이 되고,

잠깐 생각을 멈추고 호흡을 지켜보는 순간

그 때가 바로 명상이 되며,

잠깐 앙상한 겨울 나뭇가지를 바라보는 순간

그 때가 바로 깨어남이 되고,

잠깐 내 앞의, 옆의 동료며 가족들을

편견 없이 마음을 비우고 낯설고 새롭게 바라볼 때

그 때가 바로 사랑이 되고,

이렇게 잠깐 잠깐 일상에서 멈추고 바라볼 때

우리는 지금 이 자리가 완전한 때임을 깨닫게 됩니다.

 

명상은 거창한 무엇이 아닙니다.

수행은 근기가 높은 특별한 사람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깨달음을 너무 멀리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구도의 길을 간다는 것에 너무 거창한 환상을 덧칠하지 마십시오.

 

본래 수행, 명상이라는 것이

그렇듯 피나게 노력하고 애쓴 끝에

소수의 사람만이 경쟁에서 승리해 쟁취해 내는

그런 논리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입니다.

 

어렵고 힘들다는 그간의 편견을

완전히 놓아버리지 않고서는

나에게는 너무 힘든 일이 되고 말 뿐입니다.

 

그 편견을 놓으십시오.

백일 기도, 천일 정진, 동안거, 선방, 철야정진...

이 모든 거대한 편견들이 수행을 어렵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물론 그 또한 좋은 방법 중에 하나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런 어려운 길만이 가장 옳은 길이거나,

유일한 길인 것은 아닙니다.

 

다만 매 순간 순간

일상에서 잠시 멈추는 것만으로도,

자주 자주 멈춤과 바라봄의 때를

가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아주 단순하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아주 간단하고도 쉽습니다.

아주 쉽지만 매우 강력한 힘을 가질 것입니다.

 

사실은

‘지금 여기’라는 곳이야말로

모든 힘의 원천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실은

나라는 존재야말로

완전하고도 충만하고 꽉 찬

더 이상 얻어야 할 또 다른 힘을 필요치 않는

무한한 힘의 원천이기 때문입니다.

 

그저 본래 있던

힘과 지혜와 사랑을

없다고 착각하고 살다가

아주 작은 ‘멈춤’과 ‘봄’을 통해

되찾게 되는 것입니다.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 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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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법상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앞으로 앞으로
나아 가는 일만 연습해 왔습니다.
보다 빨리, 보다 거침없이 돌진하는 일에만 익숙합니다.

나아가는 일만이 나를 살찌우는 일이 며,
나를 행복하게 만들고
성공하게 만드는 일이라 생각하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세상이 너무 빨라졌습니 다.
너무 급해졌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무언가 크게 잘못하고 있는 것 같고,
다른 사람들에게 뒤쳐지는 것처럼 느껴집니 다.

한 순간도 ‘멈춤을 위한 멈춤’을 해 보지 않았습니다.
하기야 어쩔 수 없이 멈추게 되었을 때 조차
가만히 온전히 멈춰 서 있지 못하고
무엇이라도 해야 직성이 풀리니 말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가르침은 세상과 거꾸로 가는 법이 라 하셨습니다.
앞으로 나아가는 일 말고
이제 멈추는 일을 배워야 합니다.

수행이란 멈춤을 실천하는 일입니다.
잡으려 하고, 나아가려 하는 일에서
놓아버리고 멈추는 일로 바꾸는 일이 수행입니다.

멈춘다고 해서 도태되는 것 이 아닙니다.
멈추어 선 그 자리에도
우리가 원하는 행복의 가능성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
멈추어 선 그 자리에
일체 만법이 다 녹아 있습니다.

일즉일체다즉일(一卽一切多卽一)
하나가 곧 일체이고 일체가 곧 하나이며,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
한 티끌 가운데 시방을 머금고 있으며,
일념즉시무량겁(一念卽是無量劫)
한 생각 속에 무량겁이 다 녹아 있고,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時便正覺)
처음 발심한 그 순간의 한마음이 정각을 이룬다 하였습니다.

나아가야만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멈추어 선 이 자리에서
지금 여기가 바로 온전한 ‘성취’ 의 자리임을 알아야 합니다.
온전한 깨달음의 자리임을 알아야 합니다.

잠시 멈추고
고개들어 하늘을 바라 보세요.
바쁜 일은 없습니다.





방에 청소해야 할 양이 많다고,
언제 이걸 다 치우나 하고 걱정하지 마 세요.
결과에 마음이 미리 가 있으면 안됩니다.

다 치운 후에 깨끗해질 것을 생각하고 청소하면
깨끗해 져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청소를 하면서도 계속 벅차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냥...
순간 온전히 하나 하나 치우기만 하 는 것입니다.

이 순간 떨어진 장난감을
온전히 책상 위에 올려 놓는데만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오직 그 순간의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널부러진 이불을 개고,
온전히 집중하여 휴지를 들고 휴지통에 집어 넣습니다.

온전히 순간 순간의 행에 집중할 뿐입니다.
결과에 마음이 머물지 말고, 오직 순간 순간 ‘할 뿐’입니다.
휴지를 드는 순 간이 그대로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청소이후에 깨끗해지기 위한 수단이 되어선 안됩니다.

집중하면서 청소를 하면
아무 리 양이 많더라도 힘이 들지 않습니다.
마음에 깨끗해 져야 하는데 하는
결과에 대한 마음이 놓여지기 때문입니다.

바라 는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바라는 바가 있으면 마음은 이미 바라는 바의 성취에 가 있지만,
바라는 바가 놓여지면 오직 순간 순간 이 최선일 뿐입니다.

단지 휴지를 들어 휴지통에 놓을 뿐...
떨어진 책들을 주울 뿐이고, 책장에 꽃을 뿐...
오직 매 순 간 순간이 온전한 목적이며 깨달음의 순간인 것입니다.
순간 순간 온전한 행이 되는 것이고,
온전한 내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그냥 필요 한 것 말고
‘정말’ 필요한 것들 말입니다.
없으면 안 되는 것들 말입니다.

큰 집, 큰 차, 좋은 옷, 좋은 음식인가요?
그렇지 않 습니다.

차는 없어 도 살 수 있으며,
옷이 없어 도 살 수는 있습니다.
집이 없어 도 당장에 죽을 일은 아닌 것입니다.

정말 필요 한 것은
공기이고 물이며 대지이고 태양입니다.
공기가 없 으면 우리는 금방 죽게 될 것이며,
물도 태양 도 대지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에 환 경 오염이 극심해 오존층이 뚫려,
어쩔 수 없 이 공기를 돈 주고 사야 하는 때가 온다면
과연 값을 얼마로 해야 하겠습니까.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이 될 것입니다.
아무리 비 싼 값을 부르더라도 못 사서 안달일 것입니다.
돈은 없어 도 되지만 공기가 없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생 각해 보면
정말 필요 한 것들은 돈 주고 살 수 없는 것들입니다.
돈 주고 살 필요도 없는 것들이지요.
우리가 돈 없이도 충분히 살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랑이며 행복, 깨달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돈을 아무 리 많이 주더라도
결코 얻을 수 없는 것들의 이름입니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아주 작은 부분입니다.
아주 작은 행복이며 아주 사소한 것들입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속에
정말 필요 한 것들은 다 들어 있습니다.
돈이 없어 도 우리는 이미 다 누리고 있는 것들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정말 필요 한 것들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돈으로 살 수 있는 사소한 것들에 더 많이 마음을 두고 삽니다.

어떠 어떠 하게 되었을 때, 무언가를 이루었을 때
그 때를 행 복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가난한 사람입니다.
이렇게 가 장 필요한 것을 다 가지고 있으면서도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니 말입니다.

‘정말 필 요한 것’의 소중함을 알게 될 때
지금 이 순 간
행복의 모 든 조건은 이미 다 갖추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이 모습 그대로’
우린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Posted by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