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덮인 태백산과 외로운 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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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덮인 태백산과 외로운 산사

목탁 소리 2011. 6. 1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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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겨울,
주섬주섬 챙겨
청량 리 역으로 나갔다가
태백행 밤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참 오랜만에 타 보는 밤기차.

아직 어둔 밤
태백역 내려 목욕탕에서 잠시 예불좀 하고
이른 아침 불켜진 식당에서 공양도 하고
태백산 새벽 첫 버스에 올라탔지 요.

첫 차이기도 하 고
영동지방 폭설 소식 때문이기도 하겠고,
지금 창밖으로 펑펑 나리는 눈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버스 안은 조용 ~

설악산에
신 흥사로 봉정암에서 오세암 백담사로
휘휘 둘러 참배하고 오려고 했었는데
폭설 소식에 입산 금지라고 하여
아쉬운 발길 돌리 다 보니 이 버스 한 켠으로까지 밀려 왔습니다.

유일사 매표소 에 내리니
펑펑 내리는 눈에 산으로 난 발자국이
별로 없어 낯설다 는 것 빼고는...
얼마나 아름다운 설경인지...

1

눈덮인 산 속
저벅 저벅
하얀 눈을 맞으며 걸어 오릅니다.

2

오르는 동안
내 발길에 마음을 모으기 보다
연신 두리번 두리번 거리면서
마음 속 에 온갖 감탄사가 뿜어 나오데요.

눈 덮인 산길 이,
또 숲 속 나무 위에 올라 앉은 눈꽃들이
그냥 내 마음에 분별을 딱 멈추게 하면서
아득하게 하곤 하였습니다.

눈덮인 유일사 의 풍경이란
더 이상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
충만함 혹은 고요 함.
아직도 제 가슴 속에 청청한 외로움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3

눈이 오고 또 바 람에 눈발이 날려 그런지
그 작은 도량 주변으로 사람 발자국 하나
그려져 있지 않은
그야말로 고요하고 적적한 도량입니다.
유일사를 거닐 다 보니 이제 눈은 멈추고 따스한 햇살이 내려 쬡니다.

4

유일사를 조금 지나고 나면
이제부터 주목 군락지가 펼쳐집니다.
눈쌓인 주목 나무 를 보셨는지요.
한 몇 백년은 족히 넘었을
두 팔로 가득 안을 수 없을 만큼 거한 주목숲에
겨울 눈꽃이 잔치를 여는 듯 합니다.

5

천제단에 오르니
산 바람이 얼마나 매섭게 차가운지...
엊저녁 청량리역에서 얼핏 들은
'올 해 들어 가장 큰 추위'라던 말이 정말이지 뼛속까지 실감이 납니다.

6

그 아래로 한 5분 내려오면
단군성전이 있고,
또 그 바로 아래 망경사 도량이 그야말로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7

눈덮인 산사
대웅전 처마 끝에 메달린 풍경소리가
눈을 머금고 딸랑거리며 섯습니다.

8

눈속에 잠긴 산사야 많이 보아오긴 했지만
망경사는 거한 산과 눈꽃덮인 주목으로 뒤덮인
대웅전과 뒷산의 풍경
그리고 그 앞으로 펼쳐진 하얀 설경,
저멀리 문수봉의 우뚝선 모습들이 적적하게 조화롭습니다.

9

점심 공양을 절에서 간단히 하고
문수봉으로 향하는데
사람들 발자국 찾아 가느라 꾀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흠 뻑 빠져 있다가 내려오니
기분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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