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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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방한담 산사하루

스님,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합니다

목탁 소리 2009. 12. 2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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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누구나 그렇듯
들뜨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가 생각납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날에
교회에서 예배와 축제가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알찬 공연이었지요.

꽃집에 가서
화려하지 않은 단아한 난을 골라
목사님께 안겨 드렸더니
환한 웃음으로 이심전심 미소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는 교회에서
예배도 하고
재미있는 공연도 보았습니다.

목사님께서도
형제님들께서도
제가 온 것을 많이 반기는 눈치였습니다.
그 날 저도 형제가 된 것이었지요.
감동적이었습니다.

한동안 어린이 촌극을 지켜보다가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꿈꾸며
하늘을 보고 싶어
밖으로 나왔습니다.

아니...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하늘에서
하이얀 눈님이 오시는 겁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

얼마나 설레이던지요...
세상이 온통 하얀 그림이었습니다.

누군가 나즈막히 탄성을 지릅니다.
'눈이다...!!'
그리고는 공연 도중에
모두가 창을 열고
박수를 치며 야단이었습니다.

혼자 밖에 있던 저는
얼떨결에 수많은 박수를 받으며
흐뭇해 했던 기억...
그 아름다운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도
눈이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맞아
법당 앞에 현수막을 하나 걸어 놓았습니다.

'거룩하신 아기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합니다.'





[비구니 스님과 수녀님께서 무슨 대화를 하실까... 흐믓한 풍경입니다. 선암사에서...]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합니다.

"거룩하신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합니다."
"부처님과 우리 모든 부처님 가족들이
활짝 마음열어 예수님의 탄생을 함께 축하드립시다."

모든 종교의 본질은 사랑과 자비에 있습니다.
용어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사랑과 자비가 모든 종교를 종교일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됨은 변함 없는 진리가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모든 종교는 결국에
동일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반목과 대립이 있다면
이는 스스로 종교임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서로 화합하고 서로를 향해 밝게 마음을 열어주는 것에서
참된 종교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절대성이 부여된 종교는 대립과 반목이 생기기 쉽습니다.
고정되고 절대적인 진리는 너무 강합니다.
외길로 강하기만 하다면
그것은 많은 것을 포용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참된 진리는 고집함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어디에도 '착(着)'을 둠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고집함이 없기에 밝게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불자들은 이야기 합니다.
'부처님 가르침이 좋아서 불교를 믿는 것이니
행여 부처님 법보다 더 훌륭한 법이 있다면
당연히 그 종교를 믿을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부처님 법에 조차 집착하지 않겠다는 말입니다.
이런 마음이 참 불자의 마음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부처님의 말씀인 경전 마저도 그 문구에 집착을 하면
삿된 법이 될 수 있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깨달음을 방해하는 수많은 장애 가운데
가장 큰 것이 바로 번뇌장(煩惱障)과 소지장(所知障)이라고 하는데
부처님의 말씀에 집착을 하게 되면 그 또한 소지장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소지장이란 '아는 바의 장애'란 뜻으로 알음알이가 많으면
그것이 오히려 장애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렇기에 모든 종교는
갈등하고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화합하고 따뜻하게 마음을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종교의 본질입니다.

교회에 다니는 친척을 어떻게 교화해야 하느냐고
그렇게 물어 오십니다.
교회에 열심히 다니도록
항상 밝게 마음 내어주고 이야기 해 주라고 말씀드립니다.

조금의 싫은 마음이 있다면 그것은 내 문제인 것입니다.
내 마음에 싫은 마음은 내 닦을 꺼리인 것이지
상대의 문제가 아닌 것입니다.

다만 지극하게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되
안으로 안으로 믿을 수 있도록 그렇게 말씀드리라고 합니다.
몇 몇 목사님들이나 신학자들의 이야기에서도
요즘 교회 다니는 신자들의 가장 큰 맹점이
하나님을 밖에서 찾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너무 밖으로만 치닫게 되면
정작 내면에 힘이 붙지 못하게 됩니다.
의지하는 마음이 자꾸 연습되어 지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참된 믿음이 아니며 참된 영적 성숙과는 요원한 일이 됩니다.

안으로 안으로 돌리고 또 돌려
그 깊은 곳에 있는 참된 하나님이며 부처님과 만나야 합니다.

성탄절을 하루 앞둔 이 즈음에...
활짝 열린 밝은 마음...
그것이 모든 종교의 본래심이 될 수 있길 기도합니다.
모든 법우님들, 형제님들의 따뜻한 마음이 될 수 있길 기도합니다.

성탄절을 맞이해서
우리 법우님들께서도
활짝 열린 밝은 마음으로 함께 축하해 줍시다.

저 또한 이웃 교회에
예쁘고 단아한 '난(蘭)' 하나 사 들고
예배에 참석하러 갑니다.
함께 기도하고 노래하고 그렇게 축하해 줄 것입니다.

'거룩하신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합니다'
하고 현수막도 하나 내 걸었습니다.

법우님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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