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범어사]
* 범어사를 참배하고 일주문을 내려오는데
하마비 옆에서 엿을 파는 엿장수 처사님이
지나가는 신도님들과 관광객들을 붙잡아 놓고서는
새들이 손바닥에 올라와 모이를 먹는 모습을
흥겹게 보여주고 계셨다.
모두들 신기해 하고 즐거워하는 모습.
처사님이 오랫동안 모이를 주다보니
이제는 새들도 해치지 않을 것이란 걸 알아챈 것이다.
인간과 자연이 해침 없이 공존하는 순간의 고마움!!



마음이 탐욕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중생들이 무거운 짐을 지게 된다.
탐욕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한
무거운 짐을 벗을 수는 없다.
짐을 지는 것은 세상 사람들의 병이요,
짐을 벗어버리는 것은 최상의 즐거움이니
무거운 짐을 버릴지언정 새 짐을 만들지 말라.

[증일아함경]


우리가 짊어지고 있는 가장 무거운 짐이
탐욕의 짐이다.

탐욕의 짐은 짊어지는 만큼 병이 되고,
벗어버리는 만큼 즐거움이 된다.

길을 걷는 나그네에게 짐이 많다면
그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인생의 길을 걷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짐이 없어야 호젓하고 가벼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지혜로운 이는 삶의 길 위에서
항상 무거운 짐을 버리고 버리며 살지만,
어리석은 이는 항상 새 짐을 만들고,
쌓고 또 쌓기에 여념이 없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짐을 늘리려고 애쓰며 사는 것이 사람들의 모습이다.
가진 짐이 많으면 부유하고 행복하며 자랑스럽지만
가진 짐이 없을수록 부족하고 가난하며 부끄럽다고 여긴다.

그러나 참된 공덕은 짐이 없어 가벼운 삶에 있다.
인류의 모든 성인들은 공통적으로 가난하여 짐이 없었고,
그렇기에 삶이라는 여행길에서
가볍고도 자유로운 길을 걸을 수 있었다.

이 세상에서 보면 짐이 많은 사람이 부자이고,
짐이 없는 사람이 가난한 것 같지만,
이 세상을 떠날 때에는 짐이 많은 사람이 가난하고,
짐이 없을수록 부자가 되어 떠난다.

짊어진 짐이 없을수록 부처님 땅에 가까워지고,
짊어진 짐이 많을수록 저 깊은 지하 세계의 지옥과는 가까워진다.
짐이 없어야 홀가분하게 높이 높이 천상계로 오를 수 있지,
짐이 많으면 가라앉고 또 가라앉아 저 지옥의 끝까지 가게 된다.

내 탐욕의 짐은 얼마인가.
이미 쌓아 놓은 짐과 쌓기 위해 발버둥치는 짐은 과연 얼마인가.
그 모든 짐을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가라.

Posted by 법상